9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소결로 환경상황실. 여러 마리의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듯한 파이프 설비도가 상황실 대형 모니터에 띄워져 있었다. 설비도는 철강제품의 원료인 철광석과 유연탄을 사전에 단단하게 굽는 소결 공정을 실시간으로 나타낸 것이다. 오른편 모니터에는 당진제철소의 3개 소결로 중 1, 2 소결로의 오염물질 배출 현황이 보고되고 있었다.
각 소결로의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배출 농도는 26~30ppm, 28~34ppm을 유지했다. 규제당국의 배출허용기준인 200ppm을 크게 밑돈 것으로, 2020년부터 강화되는 충남도 조례기준의 40% 수준이다.
환경상황실에 표시되는 오염물질 데이터는 소결로 굴뚝 아래에 설치된 측정소에서 실시간으로 전송된 것이다. 이 데이터는 한국환경공단 중부권 관제센터와 충남도, 당진시 등에도 공유된다.
소결로는 제철소 전체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의 90%를 배출하는 공정이다. 이 때문에 환경오염 논란의 핵심으로 늘 지목됐다. 당진제철소가 지난해 전국 작업장 오염물질 배출량 1위의 오명을 얻은 것도 소결로 저감장치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현대제철이 오염물질을 급격하게 줄일 수 있었던 건 새로 도입한 대기오염물질 저감장치 SGTS(sinter gas treatment system) 가동을 시작한 덕분이다.
기존 저감장치는 숯(활성탄)을 활용해 먼지를 제거하는 방식을 썼다. 그러나 숯의 특성상 화재에 취약했고,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였다. 현대제철이 지난 5년간 저감장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까닭이다. 장치 고장만 19번에 이르면서 현대제철은 가동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현대제철은 외부 전문기관 설비 진단을 거쳐 2017년 개선투자를 결정했다. 이어 21개월간 소결로 1, 2에 SGTS 설치공사를 한 뒤 지난 5월 말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이 사업에는 4100억원이 투입됐다. SGTS는 숯 대신 화학 촉매를 활용한다. 공업용 베이킹소다를 가스에 부어 황산화물을 제거한다. 현대제철은 남은 3소결로도 2020년 6월부터 SGTS를 적용할 계획이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이번 신규 설비의 가동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2020년 배출허용기준(충남도 조례기준) 대비 4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3기의 SGTS가 모두 정상 가동되는 2021년에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2018년 기준 2만3292t에서 절반 이하인 1만t 수준으로 감소시킬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7월 8일부터 2주 동안 지역주민과 지자체, 환경단체 관계자 등을 당진제철소로 초청해 신규 환경설비의 가동 상황을 보여주고 개선사항을 검증할 계획이다. 또한 환경안전설비에도 앞으로 3년간 3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안동일 사장은 "최근 각종 환경문제에 회사가 거론되면서 지역주민들께 실망을 드려 송구스러운 마음이다"라며 "이번에 가동을 시작한 신규 설비를 비롯해 향후 환경 관리와 미세먼지 저감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최고 수준의 친환경제철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