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의 석유제품 수출·트레이딩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독한 혁신’으로 저유황유 공급 확대에 나선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내년 1월부터 해상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량을 3.5%에서 0.5%로 대폭 감축하기로 했다. 석유제품 중 해상유 시장은 연간 약 16억배럴에 육박하는데, 환경규제로 내년 저유황중유 수요는 10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임차한 선박(왼쪽)이 해상 블렌딩을 위한 중유를 다른 유조선에서 수급 받고 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해상 블렌딩 사업을 하루 평균 약 2만3000배럴 수준에서 내년 9만배럴까지 약 4배 확대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내년 4월부터 하루 4만배럴 규모의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SK에너지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가 본격 가동되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약 6배 수준인 하루 13만배럴의 저유황유를 공급하는 역내 최대 업체로 도약할 전망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글로벌 연료유 시장 재편 속에서 선제적으로 저유황중유를 도입하고자 하는 선사들이 늘고 있다"면서 "내년 말에는 과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높은 수익성이 기대된다"고 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해상블렌딩 저유황중유를 연간 5000만배럴로 확대 공급하면 황산화물 배출량은 연간 10만톤가량 줄게 된다. 이는 초대형원유운반선인 VLCC 200여대가 1년 운행 동안 내뿜는 황산화물의 양과 맞먹는 규모다.

IMO 2020 규제는 사회적가치 창출 기회가 될 전망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올 3월 한국해양진흥공사, 현대상선과 ‘친환경설비(스크러버) 설치 상생펀드 조성 협약을 체결했다. 스크러버는 선벅용 황산화물 저감 장비다. 바닷물로 황산화물을 정화한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총 19척의 선박에 스크러버를 장착할 계획이다.

서석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은 "IMO 2020 규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저유황중유 사업을 키워 시장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업계와의 상생을 기반으로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사회적가치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