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가계대출 증가나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이 효과적이라고도 했다.
최 위원장은 5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파급효과가 그렇게 크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변동이 그대로 가계대출이나 집값 변동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만약에라도 그런 우려가 있다면 금융위가 (제도적) 장치를 동원해서 차단할 것"이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기준금리 인하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개인이 대출을 늘려 투자하거나 소비하는 것은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있어 조심스럽다"며 "기업들도 금리가 높아서 투자금을 조달 못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경기부양을 위해선 정부가 통화정책보다는 재정 지출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국가채무비율 30%대를 지켜서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을 택할 것이냐, 필요한 분야에 적극적으로 재정을 지출하면서 국가채무비율을 40%대로 넘길 것이냐 선택을 해야 한다"며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당연히 돈을 써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 지출을 확대하더라도) 국가채무비율이 70~80%가 되는 것도 아니다"며 "재정을 어디에 쓰냐가 문제다. 정부의 복지 지출이 많다는 비판이 있는데 복지 지출도 어느정도 해놓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정책도 역효과가 있는 것처럼 금리인하도 지금처럼 소비가 부진할 때 자산운용수익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거시경제정책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재정정책"이라고 했다.
그는 국가채무비율을 들어 재정 확대를 반대하는 일부 의견에 대해 "쌀이 얼마 안남았으니 먹지 않고 굶어죽자는 것"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 재정 지출을 도외시하면 경제의 바닥이 무너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복지지출을 확대하지 않고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꼭 필요한 복지지출과 사회보장 여건을 갖추는 것은 생산성 향상에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지출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임기 중에 가장 잘한 일로 '가계부채 안정화'를 꼽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국내 가계부채 잔액은 1540조원이다. 전분기대비 3조3000억원(0.2%), 전년동기대비 71조8000억원(4.9%) 각각 늘었다.
전년대비 증가율은 2~3년 전만해도 10%대를 넘어섰지만 올해 1분기에는 4%대로 떨어져 2004년 4분기(4.7%) 이후 14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며, 올해 정부가 내세운 가계부채 관리 비율(5%대) 보다도 낮다.
최 위원장은 "금융위가 생각했던 것보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더 큰 폭으로 줄고 있다"며 "정책 기조는 당연히 가계부채 증가세를 완전히 꺾어놓겠다는 것이다. 다만 경기 문제도 같이 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