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계 자금이 한국에서 빠져나가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해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한·일 관계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지만, 금융 부문은 일본계 자금에 대한 의존이 크지 않은 만큼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최 위원장은 5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한·일 관계 악화로 금융시장이나 자본시장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최 위원장은 "일본계 자금 동향이라든가 만기일정, 금융회사들의 움직임은 꾸준히 점검하고 있다"며 "앞으로 추가적으로 일본의 조치가 어떤 것이 있을지 확실히 모르지만 부처별로 가능한 상황에 대해 점검하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은행에 대한 일본계 은행의 대출 규모는 작년 9월말 기준 약 6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본계 자금이 한국에서 빠져나가는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최악의 경우 한국 기업에 공급된 일본계 자금이 롤오버(만기연장)를 하지 않거나 신규 대출을 끊는다고 해도 대처에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우리 금융회사의 신인도가 높고 금융시장도 안정돼 있기 때문에 일본이 돈을 안 빌려준다고 해도 얼마든지 다른데서 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대출이나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 송금 제한 등 여러가지 경우를 짚어봤지만 의미 있는 건 없다고 파악했다"며 "채권시장이나 주식시장에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도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는 사무처장 주재로 금융회사들을 모아 일본의 금융 관련 보복 조치의 가능성과 파급 효과, 대응 방안 등은 미리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본계 자금이 한국을 빠져나간다고 해도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지역의 자금이 충분하기 때문에 금융 부문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금융위기로 신규차입이나 만기연장이 모두 어려웠던 2008년과는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중 매각 공고가 나올 예정인 아시아나항공(020560)매각 작업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의 입장을 다시 밝혔다. 최 위원장은 "충분한 능력을 갖춘 원매자를 바라는 건 우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원매자가) 몇 가지 면에서 괜찮은데 한두 가지 부족하다고 하면 보완해주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분리 매각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분리 매각에 관심을 갖고 있거나 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