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액 자산가'들은 올 하반기에 어떤 투자 전략을 갖고 있을까? '달러에 투자하고, 해외 투자를 늘린다'가 답이었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전국 8개 지역을 돌며 개최한 투자 세미나에서 투자 자산 1억원(삼성증권에 맡긴 자산) 이상인 26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들의 평균 투자 금액은 3억원이었다.

설문 결과, 고액 자산가 응답자 대부분은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삼성증권은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와 급변하는 중동 정세 등이 투자자들을 신중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한 고액 자산가들의 대비책은 달러로 대표되는 안전 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이었다. 응답자 64.1%가 하반기에 달러 표시 채권이나 미국 주식 등 달러로 투자하는 '달러 자산'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올해 초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53.9%)와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크게 상승한 수치다. 박태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채권팀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하반기에 가시화되면서 달러 채권 등 달러 자산 전체에 대한 투자 매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액 자산가들은 투자 위험 분산을 위해 하반기 해외 투자 비중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58.7%가 현재보다 해외 투자를 늘릴 예정이라고 답했으며, 14.6%는 현재보다 50% 이상 큰 폭으로 투자액을 늘릴 것이라고 했다. 축소하겠다는 의견은 4%에 그쳤다.

해외 투자 상품 중에서는 응답자 중 40% 이상이 해외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도 연초보다 크게 증가했다. 하반기 유망 자산을 묻는 질문에 30.9%가 미국 주식을 택했는데 이는 연초 17.1% 선호도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미 금리 인하 기대감, 미국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더해 달러 자산 선호가 겹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들이 투자를 통해 기대하는 수익률은 연초에 비해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에 실시한 설문에서 평균 기대 수익률은 연 4.84%였는데 이번 조사에선 연 4.02%로 기대 수준이 다소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