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10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연비와 출력을 모두 개선하는 엔진 신기술을 개발했다. 통상 자동차 내연기관의 연비와 출력은 서로 상충하기 때문에 하나를 잡으면 하나를 포기했는데, 이번에 둘 다 잡는 데 성공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3일 오전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기술을 발표했다. 밸브는 엔진 안에 공기를 넣고 빼는 '문' 역할을 한다. 밸브를 오래 열면 공기가 많이 들어와 연료를 덜 쓰고도 피스톤을 움직일 수 있다. 연비는 좋아지지만 출력이 떨어진다. 반면 밸브를 잠깐만 열고 바로 닫으면 공기보다 연료를 더 많이 쓰게 돼 힘이 좋아지지만 연비가 하락한다.

현대차그룹이 3일 발표한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기술이 적용된 엔진을 구현한 컴퓨터 그래픽 사진. 현대차는 "엔진의 밸브를 열고 닫는 시간을 임의로 조절해, 연비와 출력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고(高)연비 엔진은 밸브를 항상 오래 열었고, 고출력 엔진은 밸브를 항상 잠깐 열었다. 그러나 CVVD 기술을 적용하면 밸브를 열고 닫는 시간을 임의로 조절할 수 있다. 이를테면 일반 주행 시엔 밸브를 오래 열어서 연비를 높이고, 가속해야 할 땐 밸브를 일찍 닫아서 폭발력을 높일 수 있다. 연구개발본부 주성백 상무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일반 엔진 대비 출력은 4%, 연비는 5% 상승하고, 연료 연소율도 높여 배출 가스를 12% 저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를 처음 고안한 엔진연구소 하경표 연구위원은 "10년 전 조카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미 미국·유럽·중국·일본 등에 각각 100여 건의 특허 등록을 마친 상태다. CVVD 기술이 적용된 신형 엔진은 오는 9월 현대차에서 나올 신형 쏘나타 터보 모델에 처음 적용되며, 이후 K5·투싼·스포티지 등 다양한 신차에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