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의 모든 제품 개발 프로세스에는 ‘백도어(무단으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서버로 옮기는 통로) 없는 정책’이 적용됩니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5G(세대) 이동통신은 모든 지점에서 강력한 보안 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토미 우이토 노키아 모바일 네트워크 총괄 사장.

토미 우이토(Tommi Uitto) 노키아 모바일 네트워크 총괄 사장은 2일 조선비즈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노키아는 국내 통신 3사에 5G 장비를 공급 중인 통신장비 회사다. 외국계 기업 중 유일하게 국내 통신 3사에 4G·5G 장비를 모두 공급한다.

우이토 사장은 "5G는 단순히 4G 다음 세대 네트워크가 아니다"라며 "수많은 서비스를 창출할 기회를 가진 기술이다. 5G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헬스케어, 농업·자동차 산업조차 5G가 만들어낼 혁신 중 일부에 지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초연결이 특징인 5G는 여러 산업과의 협업이 기대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스마트시티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연결되는 만큼, 백도어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과거엔 휴대폰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연락처가 공개되는 정도로 끝났지만, 5G 시대에는 휴대폰을 통해 은행 정보·보험 계약서 등 모든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최근 미· 중 무역 전쟁이 발발하면서,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상대로 보안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우이토 사장도 이를 의식한 듯 5G 시대 보안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개인 정보보호·보안은 노키아의 제품 개발 프로세스에 내장돼 있다"며 "5G 네트워크의 경우 강력한 보안 기능 구현은 물론, 5G로 연결되는 모든 자산을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포괄적인 보안 전략도 필요하다"고 했다.

우이토 사장은 5G 생태계 조성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모든 산업이 연결되는 만큼, 네트워크 공급자 혼자서는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5G는 단순한 무선 업그레이드가 아니므로 여러 단계의 투자가 필요하고 이 때문에 생태계 확장이 중요하다"며 "5G 생태계 확장을 위해 한국 무선주파수 중소기업 케이엠더블유(KMW)와 최근 5G 기술협력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HFR·텔코웨어·사이버텔브릿지 등 여러 한국 중소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고 했다.

한국 통신사들이 5G 주요 콘텐츠로 꼽는 VR(가상현실)·AR(증강현실)보다 스마트시티·스마트홈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VR·AR은 5G 스마트폰을 팔기에는 좋지만, 확장 가능성이 큰 5G의 효용성을 모두 담아내기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우이토 사장은 "VR과 AR은 ‘가장 먼저 투자해야 할 5G 기술 분야’ 설문조사에서 각각 30%와 35%의 지지를 받았다"며 "하지만 전 세계 통신사업자 57%가 스마트시티 솔루션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으며, 43%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가장 먼저 투자해야 할 분야로 꼽았다. 큰 부분을 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