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각) 열린 OPEC(석유수출국기구) 정기총회에서 회원국들은 현재 진행 중인 '하루 120만배럴 감산' 조치를 내년 3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사우디와 러시아도 감산 지속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힌 만큼, 2일 열리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회원 10개 산유국 모임) 정례회의에서도 감산 유지에 산유국들의 의견이 모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감산이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는 안정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OPEC의 감산 연장 합의 소식에 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1%(0.62달러) 오른 59.0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는 이날 장중 66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OPEC 회원국은 글로벌 경기둔화, 무역갈등,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등 불확실성이 불거진 상황에 수요부진이 맞물리자 6월 말로 만료된 원유 감산을 9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포브스는 "원유시장이 공급보다 수요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OPEC의 생산량 조절이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와 사우디는 OPEC 회의가 진행되기도 전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감산 연장에 합의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미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난 후 원유 감산 연장에 합의했다고 했다. 유가가 미국의 생산 증가와 세계 경제 둔화로 인해 다시 하방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연장 기간과 관련해서는 6개월이 될지 9개월이 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아마 9개월이 될 것"이라고 했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도 "협상이 9개월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더 많은 양의 감축은 필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OPEC 회의가 진행되기도 전에 러시아와 사우디가 감산 연장에 동의하는 발표를 하자 소규모 산유국들은 "OPEC 회의가 왜 필요하냐"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OPEC의 주요 회원국인 이란의 행보도 주목된다. 이란은 러시아 등 OPEC+ 국가들과 협력문제를 놓고 이견을 표출하고 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감산 연장에는 문제가 없지만 일방주의가 문제"라며 "사우디와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면 OPEC이 해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OPEC 정기총회에서 도출된 결론이 OPEC+회의에서 원안대로 순조롭게 합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하반기 유가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안정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RCH에너지의 롭 레이먼드 창업주는 "WTI 원유 가격이 배럴당 55~65달러로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CHS 헤징 LLC의 앤소니 핸드릭 애널리스트는 "OPEC이 감산을 연장한 것은 전 세계 원유 수요가 약하다는 우려의 신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