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영등포점 40년 수성 성공...연 매출 5000억원 알짜 점포
롯데백화점 251억5000만원 최고가 써내...최저가보다 35억원 높아
국유재산특례법 우려한 신세계 보수적 가격 써내…"적자로 영업할 순 없어"
롯데가 28일 연 매출 5000억원의 알짜 백화점 '영등포역점' 수성(守城)에 성공했다. 올초 인천터미널점을 롯데에 넘긴 후 영등포역점을 빼앗으려던 신세계는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진행한 이번 입찰의 관건은 '가격(임대료)'이었다. 이번 입찰은 자격을 사전에 제한하는 제한경쟁입찰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결국 최고 가격을 써낸 업체가 사업권을 가져가는 구조다.
롯데쇼핑(023530)은 공단측이 제시한 최저입찰가(216억7300만원)보다 약 35억원(16%) 높은 251억5002만원을 제시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냈다. 신세계(004170)는 이보다 낮은 220억~240억원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영등포 강서상권은 서울의 3대 핵심 상권 중 하나다. 롯데는 1987년부터 30년간 영등포역 점용 계약을 통해 1991년부터 백화점을 운영해 왔다. 이 곳은 1호선 영등포역과 연결돼 있고, 영업면적이 1만2100평에 달한다. 유동인구가 많아 연 평균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점포다. 전국 백화점 중 매출이 5000억원 이상인 곳은 15여곳에 불과하다.
신세계는 영등포점이 있긴 하지만 규모가 작아 이번에 영등포역점을 빼앗아 오겠다는 포부였다. AK는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사업성을 검토한 뒤 입찰 마지막날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올해 연매출 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천터미널점을 롯데에 빼앗기는 과정에서 법정 소송까지 진행한 상태라 서울 서남 상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때문에 신세계가 입찰가를 얼마로 써낼지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아직 국회에 계류중인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이 발목을 잡았다. 국회는 서울역, 영등포역 상업시설에서 일하는 3800명을 고려해 '철도사업법'을 개정했다. 철도사업법 개정안은 임대기간을 10년(5+5년)에서 20년(10+10년)으로 늘리는 것이 골자다. 철도사업법은 지난 5월 24일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임대기간을 늘리기 위해 동반 개정이 필요한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은 계류 중이다. 국유재산특례법 개정안이 12월 말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영등포 역사의 임대기간은 기존처럼 10년에 그친다. 지난 20일 76일만에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개점 휴업 상태가 계속되고 있어 해당 법안이 언제 통과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통업체들이 임대기간에 집중하는 이유는 임대기간이 길수록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규사업자의 경우 임대기간이 짧으면 시설 투자비용을 회수하기 쉽지 않고, 중장기적 투자에도 영향을 받는다.
이를 우려한 신세계는 보수적으로 가격을 써냈다. 신세계 관계자는 "국유재산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아직 통과되지 않아 임대기간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검토해서 써냈다"며 "적자를 보면서 영업할 수는 없다"고 했다.
롯데는 내년 1월 1일부로 5년간 역사 운영권을 갖고, 추가로 5년 연장 가능하다.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이 개정될 경우, 최대 20년까지 운영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운영해온 영등포점의 신규사업자로 재선정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새롭고 편리해진 쇼핑공간과 다양한 볼거리로 더욱 사랑 받는 백화점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