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청약 인기 지역의 미계약 아파트를 현금 부자들이 주워 담는 이른바 '줍줍(줍고 또 줍는다는 뜻의 신조어)'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사라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최근 고(高)분양가, 대출 규제 강화 여파로 미계약 물량이 늘어나고, 이를 줍줍족(族)이 독점하면서 "실수요자를 위한 청약 제도가 부자들의 자산 증식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것이다.

법 개정에 따라 앞으로 분양 후 계약 취소된 아파트의 입주자를 모집하는 무순위 청약에는 해당 아파트가 지어지는 지역에 사는 무주택 세대주만 신청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사업자 재량껏 신청 요건을 정했다. 올해 미계약분 청약 신청을 받았던 아파트 모두 청약통장이 필요 없었고 유주택자도 신청 가능했다. 그러다 보니 올해 2월 이후 분양한 전국 아파트 20개 단지 중 17개 단지에서 청약 경쟁률보다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더 높았다. 바뀐 제도는 입법 예고, 법제처 심사를 거쳐 이르면 7월 말부터 시행된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줍줍족이 생겨난 가장 큰 이유가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아파트에 당첨돼도 대출 규제 때문에 돈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현상의 근본 원인인 대출 규제는 그대로 둔 채 무순위 청약 요건만 건드린 것은 대증(對症)요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계약분을 무주택자만 분양받을 수 있게 하면 미분양이 장기화할 것"이라며 "과도한 규제로 인한 피해가 재건축 조합과 건설사에 전가되는 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