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브랜드 스티브제이앤요니피와 SJYP를 만든 창업자이자 총괄 디자인 감독(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인 스티브 제이(Steve J·정혁서)와 요니 피(Yoni P·배승연)가 한섬(020000)과 결별한다.

스티브 제이(왼쪽) 요니 피 디자이너.

요니 피 디자이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6월을 마지막으로 지난 10년 동안 함께 해온 스티브제이앤요니피와 SJYP를 떠난다"다고 밝혔다.

두 디자이너는 영국 패션 스쿨인 센트럴 세인트마틴 출신으로, 2006년 런던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딴 스티브제이앤요니피를 런던 패션위크에서 옷을 출품한 이후 스타 디자이너로 두각을 나타냈다.

2014년에는 대중적인 캐주얼 브랜드 SJYP를 만들었고, 그해 자신들의 브랜드를 SK네트웍스에 매각했다. 이어 2017년 SK가 패션사업 부문을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전문기업인 한섬에 매각하면서 한섬의 자회사인 현대G&F로 이적했다.

이들은 "처음 독립 디자이너로 시작해 SK네트웍스·현대G&F·한섬과 합병하며 브랜드의 성장을 함께했다"며 "브랜드 창업자로서 수많은 도전과 실패, 성장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어 값진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스스로 도전 없이는 인생에 점프가 없다고 말해왔다"면서 "다른 방향의 상황에 타협하며 안주하는 것보다 다음을 향해 나아가는 게 우리의 도전이다. 내년에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했다.

캐주얼 브랜드 SJYP.

이에 대해 한섬은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상호 협의 하에 계약을 종료하게 됐다"라며 "기존의 팀원들과 디자이너 감성의 영 캐주얼 브랜드로 국내외 사업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섬은 인수 이후 SJYP의 상품력을 강화하는 등 브랜드 확장에 주력해 왔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와 패션 기업의 만남과 결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여성복 구호를 만든 정구호 디자이너는 2003년 삼성물산 패션부문(당시 제일모직)에 구호를 매각한 후 10년간 재직하며 삼성물산 여성복사업부의 디자인을 총괄해 왔으나 2013년 퇴사했다. 그리고 올 초 다시 고문으로 복귀해 빈폴의 리뉴얼 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또 여성복 오브제와 오즈세컨을 만든 디자이너 부부 강진영·윤한희는 SK네트웍스에 자신의 브랜드를 넘긴 뒤 함께 일하다 결별한 바 있으며, 쿠론, 럭키슈에뜨, 슈콤마보니 등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한 코오롱인더스트리FnC도 각 브랜드의 디렉터인 석정혜, 김재현, 이보현 디자이너와 함께 일하다 결별 수순을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