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업체 "위워크, 파쇄·회의실 등 보안 걱정"...임대료에 파쇄비용 포함
공유오피스 성장세 속 보안 우려...위워크 "보안 철저, 문제없다"

"중요 정보가 담긴 종이는 모조리 볼펜으로 하나씩 지우고 있어요. 파쇄하는 걸 직접 눈으로 못 보니까 믿을 수가 없거든요. 안심하라고 하는데 파쇄할 용지를 담는 통을 보면 틈이 있어서 얼마든지 자료를 뺄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강남 삼성동 위워크에서 근무하는 A씨)

"공용 회의실 뿐만 아니라 개별회의실도 훤히 보이니까 다들 책장이나 시트지로 가려놨어요. 저희뿐 아니라 대부분의 입점업체가 이런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어요." (서울 종로에 있는 위워크에서 근무하는 B씨)

글로벌 공유사무실 회사 ‘위워크(WeWork)’의 정책에 입점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위워크는 건물을 층(層) 단위로 빌린 뒤 이를 쪼개서 다시 기업이나 개인에게 재임대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일종의 ‘전전세(轉傳貰)’ 개념이다.

위워크에서는 사무용품을 자유롭게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무료 커피·맥주 등이 있는 공유주방도 마련돼 있어 편리하다. 하지만 프린트부터 파쇄, 청소 서비스까지 위워크 정책에 따라 운영돼 보안에 취약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위워크에서는 문서를 파쇄하는 통을 마련해뒀다. 전문 파쇄업체는 1~2주에 한 번 이를 꺼내 파쇄하고 있다.

입점업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문서 파쇄다. 중요한 문서를 직접 파쇄할 수 없어서다. 위워크는 입점업체들이 문서파쇄라는 글자가 적힌 통에 문서를 넣으면 회수해 1~2주에 한번씩 파쇄를 진행한다.

임대비엔 파쇄 비용이 포함돼 있다. 입점업체들이 추가로 파쇄기를 구매하거나 따로 파쇄업체와 계약을 맺기 어려운 이유다. 쓰레기통 청소 서비스도 위워크가 진행해 쓰레기 처리에도 주의해야 한다.

회의실을 이용하는 것도 비슷하다. 전국에 있는 위워크 지점 19곳 대부분이 외부에서 회의실을 볼 수 있는 구조다. 중요한 정보를 논의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입점업체는 외부에서 볼 수 없도록 가구 등을 이용해 가리거나, 눈에 띄지 않는 공간에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입점업체는 위워크가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입점업체 직원은 "개인 정보나 회사 기밀이 담긴 문서가 제대로 처리될지 의심스러워 위워크 측에 문의했으나, ‘철저하게 처리하니 믿어달라’고 하거나 ‘글로벌 정책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할 뿐"이라고 했다.

위워크 공용회의실.

이러한 우려와 달리 위워크측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위워크 관계자는 "위워크까지 들어오는데 카드키를 몇번씩 찍어야 하고 파쇄도 전문업체를 사용해 보안이 철저한 편"이라며 "여의도 등 일부 지점은 보안을 위해 불투명 유리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유 사무실 성장을 위해서는 임대료를 비롯해 보안 문제 등 세심한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기업은 보안 문제를 불식시키기 위해 회의실을 반투명·투명으로 조절하고, 복합기 옆에 즉시 이용 가능한 파쇄기도 마련해 놨다.

업계 관계자는 "공유사무실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보안문제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아 신경 쓰고 있다"며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