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정지냐 계속 가동이냐'

포스코의 운명을 가를 청문회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남도는 18일 오후 전남도청에서 청문회를 열고 제철소 핵심 설비인 고로(용광로) 조업정지 처분에 대한 포스코측의 해명을 들었다.

포스코는 이날 블리더(안전밸브) 외에는 대체 기술이 없다는 것을 설명하는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리더 대체 기술 발굴을 위한 노력과 고로 정지 시 지역사회·산업계가 입는 피해에 대해 적극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도는 청문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조업정지에 대한 행정처분이 적절했는지 법적 절차를 검토할 계획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4 고로에서 한 작업자가 녹인 쇳물을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앞서 전남도는 고로의 압력을 빼주는 역할을 하는 블리더 운용을 문제 삼아 조업정지 처분을 결정했다. 고로는 한번 가동을 시작하면 15~20년 동안 계속 쇳물을 생산한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보수 작업은 1~2개월 간격으로 연간 6~8회 진행된다. 쇳물 생산을 일시적으로 멈추기 위해 수증기 등을 고로 내부에 주입하는데, 내부 압력이 급격히 올라갈 경우 폭발 등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블리더를 열어놓는다. 전남도는 이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이 유출됐다고 보고 있다.

전남도가 포스코의 의견을 받아들이면 조업정지 처분을 면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이유로 조업정지 처분을 통보받은 다른 제철소들도 규제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와 포스코 포항 제철소도 지자체로부터 조업정지 처분을 통보받은 상태다.

경북도는 이날 포항제철소의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북도는 "이 사안과 관련해 환경부에서 전문가 등이 참여한 거버넌스를 구성·운영해 조속한 시일 내에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로 중지를 결정하면 100년 세계 철강 역사상 유례 없는 규제가 현실화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조업정지 10일이 최종 결정되더라도 고로 1기당 6000만원의 과징금을 내면 조업을 중단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대체 기술이 없는 상황에서 조업정지 처분은 사실상 국내 제철소의 12개 고로 운영을 모두 중단하라는 것과 같다고 호소한다. 한국철강협회는 "고로 안전밸브 개방은 전 세계 제철소가 지난 100년 이상 적용해온 안전 프로세스"라며 "조업정지 이후 고로를 재가동한다 해도 현재로선 기술적 대안이 없다"고 했다.

철강업계는 지자체들이 조업정지를 최종 결정하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조업정지가 결정되면 집행취소 소송을 낼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도 당진제철소 고로 가동을 10일간 중단하라는 충남도의 통보에 이달 7일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집행정지 신청 및 행정심판 청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