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의 장점은 기술개발(R&D)과 커넥션(Connection·연결)입니다. 꾸준한 R&D와 파트너와의 협력으로 구축한 생태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통신 장비 점유율 1위를 유지하겠습니다."

호칸 셀벨 에릭슨LG 최고경영자(CEO)는 "5세대(G) 이동통신은 2G·3G·LTE(4세대 이동통신)와는 지향점이 다른 기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4월 1일 에릭슨LG 신임 CEO로 선임된 셀벨 CEO는 17일 조선비즈와 서면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에릭슨의 강점을 강조했다. 5G 이전의 이동통신 기술이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면, 5G는 모든 산업을 위한 것이며 에릭슨은 5G 시대에 맞는 R&D 역량과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은 작년 글로벌 통신 장비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2년 만에 중국 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를 제쳤다. 최근 발발한 미·중무역 전쟁으로 인해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자랑하던 화웨이가 크게 흔들리면서,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일각에선 "중국 해커들에게 해킹당해 파산한 노텔의 복수를 에릭슨이 대신해주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에릭슨은 2005년 파산한 캐나다 통신 장비 업체 노텔의 무선 통신 장비 사업을 2009년 약 11억3000만달러(약 1조3401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호칸 셀벨 CEO "LTE는 소비자, 5G는 모든 산업을 위한 것"

호칸 셀벨 에릭슨LG CEO.

셀벨 CEO는 1990년 에릭슨에 입사해 동북아시아 지역 이사회 멤버를 거친 아시아 전문가다. 에릭슨LG는 지난 2005년 노텔이 파산하자, 에릭슨이 LG·노텔 합작사 'LG노텔'의 노텔 쪽 지분을 인수해 만든 회사다. 에릭슨의 한국 지역 전략을 맡고 있다.

셀벨 CEO는 "5G 이전 기술이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면 5G는 여러 산업의 융합을 위한 것"이라며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하면 효율적인 데이터 속도 운영과 스펙트럼 활용이 필요하게 된다. 더 높은 대역폭, 더 큰 용량, 보안성과 낮은 지연성이 5G 기술의 지향점"이라고 했다.

에릭슨은 2010년부터 매년 1000억원씩 R&D에 투자하면서 최신 기술 이슈에 대응해왔다. 지난 1876년 창립 이후 143년간 통신 업계에서 사업을 유지하면서 180여개국 비즈니스 파트너들과의 생태계 구축을 넓혀왔다.

◇화웨이 제친 에릭슨…미·중무역 전쟁 덕도 볼까

에릭슨은 작년 글로벌 통신 장비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지난 4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의 보고서에 따르면 에릭슨은 작년 글로벌 통신 장비 점유율 1위(29%)를 기록했다. IHS 마킷은 에릭슨이 올해 글로벌 5G 통신 장비 점유율 24%를 차지하면서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그 뒤를 한국 삼성전자(21%), 핀란드 노키아(20%), 중국 화웨이(17%) 등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IHS 마킷은 "에릭슨은 북미 통신 장비 시장의 68%를 차지하고 있는 전통 강자"라며 "화웨이는 북미 시장에서 6%를 차지하고 있다. 또 일부 국가는 미·중무역 전쟁 때문에 화웨이와의 장비 계약을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안 등을 이유로 반(反)화웨이 정책을 유지 중이다. 이 때문에 화웨이가 가진 6% 점유율마저 1%대로 쪼그라들 수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셀벨 CEO는 "경쟁사인 화웨이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다만 우리는 화웨이 등 라이벌 회사에 대한 관심보다 우리 고객과 에릭슨 팀을 최우선으로 신경쓰고 있다는 걸 말하고 싶다"고 했다.

◇셀벨 CEO "5G는 기업 혼자 못 해…정부가 도와줘야"

지난달 30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고객 및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개최한 에릭슨 세미나에 참석한 호칸 셀벨 에릭슨LG CEO.

셀벨 CEO는 단순히 많은 기업에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것은 5G 시대에는 의미가 없다고 내다봤다. 이미 전세계 40% 모바일 트래픽이 에릭슨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표준화를 통해 상호 운용성을 높이는 게 네트워크 회사의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셀벨 CEO는 "에릭슨은 5G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표준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많은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에러 없이 조화롭게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미 4만9000여 개 특허를 가지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선하고 있다"고 했다.

셀벨 CEO는 지난 4월 5G 상용화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한국 5G 산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셀벨 CEO는 한국이 세계 최초 타이틀 자격이 있다면서도, 기업 혼자서는 5G 산업을 이끌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등 모든 관계자들이 5G 개발을 도와야 한다는 게 셀벨 CEO 주장이다.

셀벨 CEO는 "한국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가질 자격이 있다"며 "하지만 5G는 어떤 기업도 혼자서는 키우지 못하는 기술이다. 정부, 학계, 산업 등 관계자가 모두 나서서 관련 규제나 법률 등이 포함된 '5G법'을 만들어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