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치러질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롯데그룹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50%+1주)를 지배하는 신동주 SDJ그룹 회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오는 29일 도쿄 신주쿠 사무실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 안건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신동주 회장은 지난달 17일 법원에 "아버지(신격호)와 누나(신영자), 동생(신동빈)을 선처해 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화해를 요청해 왔다. 이에따라 이번 주총에선 작년처럼 동생의 이사 해임안을 발의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신동주 회장은 작년 6월 열린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 해임안,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안, 신동주 회장의 이사 선임안 등을 제안했으나 모두 부결됐다.

신동빈 회장은 작년 2월 법정구속 된 후 일본 롯데홀딩스 공동대표직을 사임했지만 10월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난 후 지난 2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 복귀했다.

현재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양대축으로 한 과도기 상태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홀딩스 지분 4%만을 보유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을 비롯한 기타 인사가 34%, 일본 경영진이 53%를 보유 중이다.

상황이 이렇자 신 회장은 일본 영향력을 벗어나기 위해 롯데지주를 설립하고 유통, 식품 계열사를 편입했다. 작년 10월에는 출소하자 마자 2조원을 들여 롯데케미칼 지분 23%를 확보, 최대주주가 됐다.

그러나 롯데지주는 핵심계열사인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은 지배하지 못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최대주주 롯데홀딩스와 종업원지주회 등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 상사, 렌탈, 지알에스, 알미늄, 캐피탈 등을 지배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동생에게 화해를 통한 롯데그룹의 구조조정을 제안하고 있다. 매출이 4조원 수준인 일본 롯데는 신동주 회장이 경영하고, 매출 100조원 수준인 한국 롯데그룹(호텔롯데와 자회사 포함)은 신동빈 회장이 경영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경영권 분쟁을 종결짓고 안정화를 택하자는 취지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화해하고 한일 롯데그룹을 분리하는 것에 대한 구속력 있는 화해계약을 체결한다면 한국 롯데그룹에 대한 지배를 확고히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은 화해계약 대신 호텔롯데 상장 등을 통해 일본 영향력을 벗어나는 방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다음주쯤 롯데홀딩스 주총 참석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할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의지는 변함없다"며 "주총은 상황을 지켜봐야 할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