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9)씨는 최근 전동 킥보드를 구매했다. 평일 출퇴근할 때 지하철까지 이동수단으로 활용하고 주말에는 초등학생 딸과 레저용으로 쓰고 있다. 김씨는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조작이 쉬워 전동 킥보드를 자주 탄다"고 말했다.

전동 킥보드·전기자전거 등 스마트 모빌리티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킥보드·전기자전거 등 스마트 모빌리티가 확산되면서 중소·중견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 ‘아이나비’로 유명한 팅크웨어(084730)는 지난 4월 전동 킥보드 ‘아이나비 스포츠 로드 기어’를 선보였다. 500W 전동 모터를 탑재해 최고 시속 25km의 속도를 낼 수 있고, 배터리를 완전 충전하면 최대 55㎞를 주행할 수 있다. 일정한 속도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크루즈 모드도 탑재했다.

가위·스테이플러 등 사무용품 전문기업 화신공업은 이달 초 접이식 전기자전거 ‘MYM S6’를 출시했다. 가볍지만 강도가 센 마그네슘 합금 프레임에 LG화학 리튬이온 배터리, 이탈리안 250W DC 허브 모터를 탑재했다. 최고 속도는 시속 24km이고, 배터리가 방전되면 일반 자전거처럼 이용할 수 있다. 배터리를 완전 충전하면 최대 주행거리는 55㎞ 수준이다.

화신공업 관계자는 "IT(정보기술) 기기 발전으로 사무용품 사업만으로는 회사가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신성장동력을 고민하다 금속 기술과 친환경 트렌드 등을 고려해 전기자전거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배터리 생산업체 벡셀은 지난해 말부터 전기자전거와 전동 보드를 판매하고 있다. 전동 보드의 경우 타이어 휠 크기가 8·10·17·19인치로 다양하다. 셋톱박스 생산업체 휴맥스(115160)는 다음달 전동 킥보드를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휴맥스 관계자는 "현재 카셰어링 서비스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고,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전동 킥보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중견 기업들이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사업이 비교적 단순하고 시장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동 킥보드와 전기자전거는 대부분은 중국에서 생산된다.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중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구조다. 자전거업계 관계자는 "세계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을 장악한 중국 회사들과 협력해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면서 "관련 사업 경험이 없어도 비교적 쉽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모빌리티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은 2016년 약 6만5000대에서 2022년에는 20만~30만대로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올 3월 스마트 모빌리티의 자전거 도로 주행을 허용, 법 개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공유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도 커지고 있다"면서 "삼천리자전거·알톤스포츠 등 자전거 업체 회사들과 스타트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소·중견기업들도 틈새 공략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