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조원태 사내이사 연임 놓고 표 대결 벌일듯

한진그룹의 전방위 공세로 자금줄을 위협받고 있는 강성부 펀드 'KCGI'가 한진그룹의 영향권에서 자유로운 금융사에서 자금 조달에 나섰다. 현재 KTB투자증권과 한진칼 지분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추진 중이고 이 외에도 저축은행, 캐피탈 등과 대출 조건을 논의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CGI는 현재 보유중인 한진칼(180640)지분을 담보로 KTB증권과 주식담보대출을 추진 중이다. KCGI 관계자는 "대출을 굳이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고, 대출을 해주겠다는 곳이 많아 여러 금융사와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KCGI는 미래에셋대우측에 12일 만기가 도래한 한진칼 지분 담보대출 200억원에 대해 만기 연장 없이 전액을 상환했다. 미래에셋대우가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 컨설팅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는 내달 22일 만기가 돌아오는 200억원 규모의 대출도 만기 연장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일보 DB

한진그룹이 국내 주요 채권 발행 기업으로 대형 증권사 IB(투자은행) 사업에서는 큰 손 고객인만큼 다른 증권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오는 11월 18일 만기가 돌아오는 100억원 규모의 KB증권 주식담보대출 역시 만기 연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KTB투자증권의 경우 IB 사업 대부분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며 기업금융 비중은 미미해 한진그룹의 영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KCGI에 대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내년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KCGI가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조원태 한진칼 사내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해당 주주총회에서는 연임을 둘러싼 표 대결이 예고돼 있다.

현재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17.84%를 보유한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다. KCGI가 3%포인트의 지분만 더 사들여도 조 전 회장을 넘어 최대주주가 되지만, 표 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20%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CGI가 2020년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확실하게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한진칼 보유 지분율을 20%에 근접한 수준으로 높여야 하고 동시에 사측을 지지하는 주주를 반대표로 전환 결집시켜야 한다"고 했다.

지난 7일 기준 한진칼 주주는 특수 관계인 29%, 그레이스홀딩스 16%, 국민연금 4.1%, 외국인 7.1%, 기타 43.9%로 구성돼 있다. 최 연구원은 "외국인의 경우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 이슈가 촉발된 이후 유입되고 있어 행동주의에 우호적인 지분일 것으로 추측되며 현재도 계속 늘고 있어 연말까지 10%는 될 것으로 본다"며 "KCGI가 최소 20%는 확보를 하고 외국인과 연합을 하면 30%가 되니 그때부터는 오너가와 1대 1로 다툴 수 있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