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경기도 용인에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전자파 위협이 크다고 반대하면서 수개월째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데이터센터 인근의 고압(154㎸) 전기선이 건강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설립 반대를 외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이같은 우려가 과학적 근거 없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입니다.
네이버는 용인 데이터센터 설립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중장기적으로 클라우드 시장에서 입지가 위태로워지고 있습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공룡기업들이 잇달아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오픈하면서 국내 시장은 빠르게 글로벌 기업들이 잠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초대형 데이터센터 설립으로 인해 주민들이 느끼는 전자파에 대한 공포감도 가볍게 넘길 일만은 아닙니다. 전자파에 대한 공포가 과장됐다고 해도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해외서도 논란인 전자파 유해성
전기·전자제품과 전파·통신 인프라가 곳곳에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전자파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난 2002년 극저주파 자기장과 2011년 휴대전화 전자파를 발암가능물질로 발표한 이후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커졌습니다.
WHO를 비롯해 세계 각국은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의 정확한 매커니즘을 발견하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역학연구, 세포실험, 동물실험 등 대규모 공동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결과는 명료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전자파에 대한 주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전자파에 대한 공포심은 한국만의 얘기는 아닙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도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이동통신사의 기지국 등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에 대한 우려로 많은 소송이 진행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소송이 과학적 근거나 증거가 부족해 소송을 제기한 주민들이 패소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한국의 경우 전자파에 대한 정부 규제가 다른 선진국보다 엄격한 편에 속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자파 국제권고 기준은 2000mG(밀리가우스)입니다. 우리 정부는 이보다 엄격한 833mG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전자파등급제, 전자파흡수율 공개, 전자파적합성(EMC) 적합성평가를 강제 규정화하고 있는 등 세계적으로 강한 규제를 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라며 "상대적으로 전자파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봐야하지만 오히려 전자파에 대한 공포심은 유독 더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오해로 점철된 네이버 용인 데이터센터
네이버 용인 데이터센터 역시 비슷한 사례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데이터센터 설립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은 데이터센터를 짓게 되면, 고압 송전탑과 센터까지 전력을 끌어올 때 사용하는 송전선 때문에 전자파에 노출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측은 데이터센터는 추가로 송전탑을 설치하지 않고 기존 시설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전력을 끌어올 때도 아파트나 초등학교를 거치지 않고 충분한 이격 거리를 두었고, 한국전력과 협의해 선로를 땅에 묻어 전자파를 줄이는 지중화작업을 거치도록 설계됐다는 게 네이버 입장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주민들과 네이버의 대립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이유는 정부가 좀처럼 갈등 해결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협상 테이블을 만들어 절충안을 모색한다든지 주민들이 가진 오해를 해소하는 데 힘써야 하지만 상황을 수수방관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데이터센터 건립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습니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IT 산업 혁신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올랐다"며 "AWS, MS 등 해외 공룡 클라우드 기업들에 대항할 사실상 유일한 주자인 네이버의 클라우드 사업 로드맵이 이번 일로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시장 주도권을 놓치게 될 우려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