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한국이 대미 수출에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미국은 올 5월을 제외하고 지난해 2500억달러어치의 중국 제품에 대해 3차례에 걸쳐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3일 발표한 ‘미‧중 무역분쟁의 수출 영향’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의 중국 제재 품목 수입시장에서 중국산의 수입 증가율은 –24.7%를 기록한 반면 한국산은 +20.5%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기계류, 플라스틱‧고무제품, 전기‧전자제품,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미국의 중국산 수입이 줄어들고 한국산 수입은 늘었다. 미국의 중국 제재품목 수입 증가국은 대만(29.1%), 베트남(28.3%), 한국 순이었다.

미국의 중국 제재품목 수입시장에서 중국산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16.1%에서 올 1분기에는 12.5%로 3.6%포인트 하락했으나 같은 기간 한국산은 3.4%에서 4.1%로 0.7%포인트 상승했다.

가전, 섬유, 플라스틱‧고무제품, 반도체, 기계류, 자동차 등에서 중국산의 점유율 하락과 한국산의 점유율 상승이 뚜렷했다.

미중 무역분쟁 속에 한국의 대미 수출이 늘어난 것은 미중간 교역 감소에 따른 중간재 수요 하락,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한 수출 감소에도 중국산이 다른 국가 제품으로 대체되는 무역전환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미 제재품목 수입시장에서 미국(-36.9%)과 베트남(-20.2%) 수입이 가장 크게 줄었고 한국은 -5.9%로 감소폭이 가장 작았다. 중국의 대한국 수입 감소는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로 인한 중간재 수요 감소 및 경기둔화 영향이 무역전환 효과보다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될 경우 수출 경합도와 한국산 점유율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했다. 대미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 가전, 휴대폰, 플라스틱이, 대중 수출은 화학제품, 철강제품, 기계류, 전기․전자제품, 화장품 등이 유망하다고 했다.

문병기 무역협회 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우리나라의 미중 수출이 명암을 달리하고 있다"면서도 "싸움이 장기화되면 투자 및 소비 둔화, 금융 불안, 중국의 아세안 수출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등으로 한국의 수출 피해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