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주는 특판 예·적금을 찾아다니는 '금리 쇼핑족(族)'에게는 번거로운 걸림돌이 있다. 20영업일(약 1개월) 내에는 입출금 통장을 여럿 개설할 수 없고, 꼭 만들어야 하면 별도로 계좌 개설 목적을 증빙해야 한다는 규제다. 특히 영업 현장에서는 "계좌 개설 목적이 무엇이냐"고 묻기보다는 아예 "최근에 계좌를 만들었기 때문에 계좌 개설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하는 일이 많았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단기간 내 입출금 계좌를 여러 개 만들려고 할 때 계좌 개설 목적을 입증하는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은행연합회 등 업계와 조율을 거쳐 빠른 시일 내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원래 이 규정은 입출금 통장을 너무 쉽게 만들 경우 보이스피싱 등에 쓰이는 대포통장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까다롭게 운영되는 바람에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 당국은 '대포통장 악용 예방'이라는 본래 취지를 감안해 '단기간에 다수 계좌를 만들려면 개설 목적을 확인해야 한다'는 큰 틀은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개설 목적을 확인하는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기로 했다. 예컨대 지금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계좌를 만들 때, "지점에 찾아와 증빙 서류를 내라"고 요구하는 일이 많다. 앞으로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서류를 찍어 앱 내에서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지금은 금융회사들이 관행적으로 예·적금에 들려면 자기 회사 입출금 통장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 적금만 들고 싶은 소비자들이 필요 없는 입출금 통장을 개설하는 과정에서 '1개월 1입출금 계좌' 규정에 막히는 일이 많았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해당 회사 입출금 통장이 없어도 예·적금을 들 수 있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