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산 넘어 산이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 실사단은 지난 3일 대우조선 거제 옥포조선소를 찾았지만, 몸에 쇠사슬을 두른 노조에 막혀 정문에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노조는 실사단에 "살아서 정문으로 걸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살벌한 경고를 전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산업은행이 매각 계획을 철회하길 요구하고 있다. 대안은 무엇일까. 지난 3월 대우조선 노조의 상경집회에서 마이크를 잡았던 노조 간부의 얘기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노동자의 힘으로 고비를 넘기고 정상화에 접어들었다. 내버려두면 자력으로 살아갈 수 있는 회사를 헐값에 넘기려고 한다…포스코나 KT같은 공기업화를 추진해야한다."
노조가 공기업화를 반기는 것은 안정성 때문이다. 이른바 '철밥통'인 공공 부문은 아무리 태만하고 무능해도 해고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또다시 부실위기가 찾아오더라도 '밥그릇'은 그대로 지키고 싶다는 얘기로 들린다.
대우조선이 정상화 계기를 맞은 것은 노조만 고통을 감내했기 때문이 아니다. 채권단과 주주 등이 모두 고통을 분담했다. 10조원 이상의 공적 자금이 투입된 것은 물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경우 총 1조6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출자전환하거나 영구채로 전환했다. 모두 국민의 세금이다.
노조는 이번 인수가 부실 기업의 '생존전략'임을 알아야 한다. 대우조선 매각을 통한 조선업 재편은 경쟁력 회복이 시급하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조선 3사의 과당경쟁은 저가 수주로 이어졌고, 불황이 덮치자 공멸했다.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노사 대립'은 문제를 심화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에 파업과 임금인상 요구로 맞서면서 처방을 거부했다.
주인없는 회사로 남아 '현상유지'만 해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합병으로 덩치를 키워 내부 경쟁을 줄이고, 선가 협상력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해야 중국, 싱가포르 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노조는 혈세를 지원하며 기다려준 국민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대안 없는 투쟁을 멈추고 전향적인 태도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