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해양의 존폐가 걸린 세번째 매각이 7일부터 시작된다. 앞서 진행된 두 차례 매각은 모두 불발됐다. 이번에 새주인을 찾지 못할 경우 성동조선은 청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 매각주간사 삼일회계법인은 7일부터 원매자들에게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받은 뒤 예비실사를 거쳐 13일 본입찰을 실시한다. 공개경쟁입찰 방식이며 경남 통영 조선소 1~3야드 전체에 대한 일괄매각과 함께 분할매각도 허용했다. 분할매각은 2야드가 매각이 되는 경우로만 제한된다.

지난해 하반기 1차 매각 때는 통영시 광도면 안정국가산업단지 내 조선소 전체를 매각대상 자산으로 선정했으나 1곳도 응하지 않았다. 올해 초 진행된 2차 입찰에는 1∼3야드와 회사 자산·설비에 대한 분할매각을 허용해 3개 컨소시엄이 응찰했다. 당시 국내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와 재무적투자자(SI) 4곳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싱가포르계 펀드 컨소시엄이 법원이 정한 최저 입찰가를 훌쩍 뛰어넘는 매각가격을 제시했지만 최종 납입에 실패하면서 불발됐다.

경남 통영시 성동조선해양 작업장 입구에 ‘성동조선 반드시 살려냅시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번 매각에는 기존 LOI를 낸 전략적투자자(SI) 4곳, 재무적투자자(FI) 1곳 등 5곳 외에 3곳 이상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매각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조선업계에서 나온다. 국내 조선업이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국내외 투자자들은 수천억원을 조선업에 투자하기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성동조선은 현재 수주물량이 없어 남은 현금으로 인건비 관리비 등을 감당하고 있다. 2017년 11월 이후 건조 물량이 없다. 현재 직원 770명 중 650명 정도가 순환 무급 휴직 중이다. 한때 세계 8위였던 성동조선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파생상품 거래손실 등으로 유동성이 부족해지고 수주 취소, 신규 수주 부진 등으로 위기에 빠졌다. 이후 중국 조선소의 저가 수주 공세까지 겹치면서 2010년 4월 채권단 관리, 2018년 법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창원지방법원이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오는 10월18일로 연장한만큼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매각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에 실패하면 파산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계는 성동조선을 통매각할 경우 예상 매각가로 3000억원 대 중반을 점치고 있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성동조선은 이번에도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청산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대형사들과는 달리 중소형 조선사들은 여전히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