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제약산업은 국가 경제를 주도하는 '이노베이티브 무버(선도자)'가 될 것입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제2소회의실에서 협회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4차 산업혁명과 제약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공동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제약·바이오 산업은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3대 정부 중점육성산업 중 하나"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원 회장은 제약산업이 고부가가치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 활성화는 물론, 의약품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사회안전망 기능을 수행하는 '국민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에서도 이 같은 가치를 인정해 지난 2017년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제약산업을 포함, 지난해 바이오헬스 산업을 8대 선도 산업으로 꼽았다.

원 회장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많은 국가에서 바이오와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중점 육성하고 있다"며 "미국, 중국 등에 비해서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제약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22조632억원으로 다른 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세계 제약시장(1조1400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에 불과하다. 다만 성장 잠재력이 큰 산업으로 꼽힌다. 제약바이오협회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제약산업 연평균 성장률은 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경쟁력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LG생명과학에서 개발한 항생제 팩티브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첫 물꼬를 튼 것은 2003년이다. 이후 올해 4월까지 모두 14개 품목의 한국 의약품이 제약산업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유럽 시장에선 올해까지 총 12품목이 승인받았다.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받은 이들 26개 품목은 국내개발 신약부터 개량신약, 바이오시밀러, 희귀질환치료제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의약품 수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2년 2조3409억원이던 의약품 수출액은 2015년 3조3348억원, 2017년 4조6025억원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4.5%에 달한다.

국내 제약사의 기술수출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 주요 제약사 기술수출은 2013년 4600억원에서 2018년 5조3706억원으로 10배가 넘게 성장했다.

원 회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글로벌 생태계 변화와 앞으로 국내 제약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제시했다. 제약산업이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과 융합하면서 전통적 제약기업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데이터 기반 기업들이 새로운 플레이어로 등장했다. 그는 " 스위스 제약기업 로슈가 암 특화 데이터 분석기업을 인수해 혁신항암신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일본 에자이가 AI 기술을 활용해 치매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등 기존 제약사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제약업계도 도전과 혁신을 통해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나서는 추세라고 밝혔다.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ICT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공장을 잇따라 설립,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캐나다에 혈액제제 공장을 세웠으며, SK바이오텍은 아일랜드의 BMS 스워즈공장을 인수하는 등 현지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바탕으로 1000개에 육박하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중이거나 개발 예정인 신약후보물질은 약 950여개에 달한다.

원 회장은 제약·바이오 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파격적 규제 완화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약 개발 관련 등 연구 정책을 '원칙적 허용·예외적 금지'의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전환, 후보물질 발굴부터 기술 실용화까지 연계성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건복지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예산 지원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첨단기술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4월 AI 전문가 양성을 위한 대학 기반 인재양성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본도 관련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국가 차원에서 도입, 운용하고 있다. 한국은 2022년까지 최대 3만명의 전문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원 회장은 외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개방형 혁신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제약산업은 산·학·연을 넘어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분야와의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협회도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를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1부에서는 주철휘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부센터장이 'AI 신약개발의 활용 방안'을 주제로, 2부에서는 케렌 프리야다르시니 MS 헬스케어 아시아 총괄이 '글로벌 신기술 트렌드와 제약산업'을 주제로 발표했다.

각 연사 발표 후에는 박구선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을 좌장으로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대표 ▲엄보영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산업진흥본부장 ▲권진선 일동제약 중앙연구소 책임연구원 ▲조병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 ▲이현상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양석 대웅제약 인공지능헬스케어사업부장 등 정부기관, 산업계, 의료계, 언론 등 각계 전문가들이 제약산업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사진 왼쪽 여덟번째부터)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과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승희 자유한국당의원 등 정책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