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 시각) 뉴욕증시는 미국발 무역갈등 우려에 더해 아마존, 구글에 대한 반독점 조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4.74포인트(0.02%) 오른 2만4819.7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7.76포인트(0.28%) 떨어진 2744.31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120.13포인트(1.61%) 내린 7333.02에 장을 마감했다.

정보기술(IT) 공룡들에 대한 미국 당국의 독점금지법 위반 조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알파벳과 아마존 등 IT 대형주들이 크게 빠졌다. 이날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은 각각 직전 대비 6.1%, 4.6% 하락했고, 페이스북은 7.5% 가량 떨어졌다. 애플 주가는 1.0%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각각 구글과 아마존을 대상으로 반독점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CNBC는 "이번 WSJ 보도에 등장하진 않았지만, 이번 조사가 페이스북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은 미국의 대(對)멕시코 관세 부과에도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선언해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다만 멕시코 측이 일단 미국과의 대화를 강조하며 유화적인 입장을 견지해 시장의 불안은 조금 완화됐다. 그라시엘라 마르케스 멕시코 장관은 이날과 5일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연달아 만나 회담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2일 영국 국빈 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떠나기 앞서 기자들과 회견하고 있다.

악화하는 미·중 관계도 여전히 시장 하락요인으로 남아있다.

중국 정부는 화웨이 문서 배달 사고를 낸 미국 페덱스에 대한 조사 방침을 밝혔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1일 "페덱스가 택배법 관련 법률을 위반했다"며 "고객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한 혐의에 대해 국가 관련 부서가 정식 조사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페덱스가 소포를 도착지인 중국이 아니라 미국으로 보냈고 다른 2개 소포도 다른 곳으로 보내려고 시도했다고 고발했다.

중국은 2일 무역협상 백서를 발간해 미국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발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1인치를 양보하면 미국은 1야드를 원했다"며 미국이 협상을 깼다고 비판했다.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인지에 대한 대답도 거부했다.

3일엔 ‘미국 유학 경계령’도 내렸다. 중국 교육부는 학생과 연구자들에 보낸 통지에서 미국과 통상 문제 등에서 마찰이 확산하면서 비자 신청이 거부되거나 체류 기간이 제한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해외 유학을 하기 전 위험 요소를 더욱 따지고 그에 대한 준비의식을 높여 대응하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전보다 수위를 높여 중국의 인권 문제를 비판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3일 중국의 톈안먼 민주화 운동 3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인들의 영웅적 항거"에 찬사를 보낸 뒤 "이후 수십년 동안 미국은 중국이 국제사회에 통합돼 보다 개방적이고 관대한 사회가 되기를 바랬지만 그런 희망은 무너졌다"고 했다.

‘톈안먼(天安門) 사태’ 30주년을 하루 앞둔 2019년 6월 3일 마오쩌둥의 사진이 걸린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우산을 쓴 사복 경찰이 줄지어 배치된 가운데 광장 기둥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가 주변을 지켜보고 있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 4일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면서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한 것을 일컫는다.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5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최종치가 50.5를 기록했다. 이는 앞서 발표된 예비치 50.6보다 더 낮은 수치로, 2009년 9월 이래 최저치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위로는 경기 확장을, 아래론 경기 위축을 가리킨다.

4월 건설지출은 전달과 같은 연율 1조2990억 달러(계절조정치)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 0.4% 증가보다 부진했다. 다만 3월 건설지출은 당초 0.9% 감소에서 0.1%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40.8%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80% 상승한 18.86을 기록했다.

이날 유럽증시는 반등했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50은 19.79포인트(0.60%) 오른 3300.22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09포인트(0.32%) 상승한 7184.80를 기록했다. 독일 DAX 지수는 65.97포인트(0.60%) 오른 1만1792.81로 장을 마감했다. 프랑스 CAC 40 지수는 33.83포인트(0.65%) 뛴 5241.46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