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는 연비가 좋아 유럽에서 폴크스바겐 다음으로 잘 팔리는 자동차입니다. 국내에서도 프랑스 자동차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네요."

푸조·시트로엥을 수입하는 한불모터스의 송승철(62) 대표는 최근 국내에 공격적인 시설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한불모터스가 최근 2년간 투자한 금액만 660억원으로 지난 10년간 투자한 금액(1000억원)의 절반 이상이다. 송 대표는 "2009년 금융 위기로 겪게 된 워크아웃을 2014년 졸업했다"며 "이제 재도약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철 한불모터스 대표가 서울 성동구 푸조비즈타워에서 자신이 타고 다니는 차종인 중형 SUV 'DS 7 크로스백'(5890만원) 옆에 섰다. 송 대표는 "올해 신차 10종을 출시하고, 내년엔 전기차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불모터스는 경기도 화성 3만3000㎡ 면적에 230억원을 들여 제2 PDI센터를 짓고 있다. PDI센터는 차량 출고 전 한국형 내비게이션 등을 장착하거나 AS 부품을 보관하는 물류센터 역할을 하는 곳이다. 2008년 수입차 업체 최초로 직영 PDI센터를 짓고 운영 중인데, 하나를 더 짓는 것이다. 송 대표는 "수입차 고객들의 대표적인 불만은 부품 공급이 늦다는 것"이라며 "고객이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불모터스는 또 서울 동대문구에 10층짜리 '푸조 복합비즈니스센터'를 2020년 개관 목표로 짓고 있다. 신차 전시장과 인증 중고차 전시장, 서비스센터가 모두 있는 곳이다. 송 대표는 "다른 수입차 한국 지사는 국내 부동산에 장기 투자를 하지 않고 대부분 임대를 하고, 서비스도 위탁을 한다"며 "우리는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직접 운영한다"고 말했다. 실제 한불모터스는 다른 수입차 업체들은 없는 본사 사옥을 서울 성수동에 갖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제주도에 박물관도 열었다. 프랑스 외 지역에는 처음 생긴 푸조·시트로엥 박물관이다. 송 대표는 이곳에 33m 높이의 미니 에펠탑도 세웠다. 제주도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이라는 이유로 허가를 받는 데에만 8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수입차 업체로는 유일하게 제주도 렌터카 사업도 운영 중이다. 송 대표는 "제주도에서 하는 사업은 이익을 남기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고객들이 프랑스 차를 최대한 많이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불모터스가 제주도에 연 '푸조·시트로엥 자동차 박물관' 앞에 미니 에펠탑이 세워져 있다.

1986년 코오롱 상사에서 BMW 최초 수입 업무를 맡은 송 대표는 2001년 한불모터스를 창업했다. 당시 푸조시트로엥그룹(PSA)에 500페이지의 보고서와 300페이지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수입권을 따냈다고 한다. 수입차 개방 이후 지난 30여년간의 수입차 업계의 역사를 꿰고 있다. 그는 "최근 한국에 독일차 쏠림 현상이 심한데, 이는 한때 트렌드일 수도 있다"며 "앞으로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더 다양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불모터스는 지난 1월 푸조그룹의 고급 브랜드인 DS도 국내 판매를 시작하고, 올해 푸조·시트로엥·DS 등 신차 10종 출시 계획을 밝히는 등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까지 신차 3종과 부분 변경 모델 5종을 출시했다. 3분기 내에 소형 SUV인 '뉴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와 'DS 3 크로스백'을 출시할 예정이다.

송승철 대표는 "현재 독일차 업체들은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하지 못해 판매할 차가 부족한 상태지만, 푸조·시트로엥은 특허받은 배출가스 저감 장치를 달아 모든 차종이 규제를 충족한 상태"라며 "연비도 좋아 실용적"이라고 말했다.

푸조·시트로엥은 실제 연비가 공인 연비보다 더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판매 중인 소형차 푸조 208은 공인 연비만 L당 20㎞가 넘는다. 소형 SUV인 푸조 2008과 준중형 SUV인 푸조 3008도 좋은 연비 덕분에 인기를 끌고 있다. 4000만원대로 살 수 있는 유일한 수입 7인승 SUV 푸조 5008, 2000만원대 소형 SUV인 C4 칵투스는 가성비와 연비 모두 좋아 인기가 많다. 그는 "내년에는 전기차 3종을 출시하고, 연이어 가솔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도 들여올 것"이라며 "프랑스 차만의 개성을 알려 후년엔 연간 1만대 클럽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