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AK 사업제안서 제출...가격경쟁 통해 6월말 사업자 선정
연매출 5000억원 알짜점포...자금력·브랜드 앞선 롯데·신세계 유리

서울 영등포역 롯데백화점 자리를 두고 유통업계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가 맞붙는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3일 영등포역 상업시설 사업제안서를 받은 결과 롯데쇼핑·신세계· AK플라자 등 세곳이 입찰에 참가했다. 공단은 이날 오후 5시 제안서 입찰을 마감할 계획이다.

롯데와 신세계는 앞서 인천터미널역 백화점 사업권을 두고도 대립한 바 있다. 30여년간 서울역·영등포역사 자리를 지켜온 롯데가 수성에 나설지 신세계가 새로운 승자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영등포역 사업자는 롯데백화점이다. 이 곳은 연매출 5000억원으로 알짜 백화점 부지다. 전국 백화점 중 연매출 5000억원이 넘는 곳은 15여곳 밖에 없다.

영등포점을 지켜내겠다는 의지가 강한 롯데는 상당히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도 영등포점이 있긴 하지만 규모가 작아 이번에 영등포역점을 빼앗아 오겠다는 포부다. 오는 8월말 구로본점을 폐점하는 AK플라자도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한 달간 현장 탐사도 나가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최종 입찰은 AK플라자보다 자금력이 더 큰 롯데와 신세계의 경쟁이 될 것으로 유통업계는 보고있다. 신세계는 올해 연매출 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천터미널점을 롯데에 빼앗긴 상태라 서울 서남 상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영등포 강서상권은 서울의 3대 핵심 상권 중 하나로 지난 35년간 운영해 온 영등포점과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2020년 여의도에 문을 여는 현대백화점과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어 지금의 매출이 지속될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 때문에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서울역 상업시설의 경우 기존 운영자인 한화만 제안서를 내고 신세계와 AK플라자가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위탁경영을 맡은 롯데가 그대로 운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역 상권의 경우 인근 전통시장과의 상생협약 등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신세계와 AK플라자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은 자격을 사전에 제한하는 제한경쟁입찰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지만, 결국 최고 가격을 써낸 업체가 사업권을 가져갈 전망이다.

공단은 접수받은 사업제안서를 토대로 사전적격심사를 통해 사업자를 선별할 계획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가격 경쟁을 통해 이달 말쯤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