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소는 우리나라에서 그 어떤 건물보다 내진(耐震) 설계가 잘돼 있어 가장 안전한 곳입니다. 원전을 잘 모르니 두려워하는 거고, 제대로, 올바로 알려야 합니다."

경북 울진에 있는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학생회장 백재영(18·사진)군은 "영화 '판도라'가 원전에 대한 과장된 공포와 두려움을 심어줬다"며 이렇게 말했다. 백군을 비롯한 이 학교 학생 100여 명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탈(脫)원전 정책을 재고해 달라는 내용의 편지 100여 통을 손으로 써서 울진범군민대책위에 전달했다. 백군은 "기후변화와 에너지의 수급 문제를 해결하려면 신재생에너지와 원전이 함께 가야 한다"며 "그때까지는 원전이 필요한 만큼 우리가 원전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도록 에너지 전환(탈원전) 정책을 재고해 달라고 대통령께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원전에 대해 잘 모르니까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휘둘리면서 막연한 공포와 불안에 시달린다"며 "원전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면 온실가스와 미세 먼지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이 얼마나 안전하고, 환경적으로도 우수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군은 2학년이던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 입사가 확정됐지만 동기생 중 한수원 입사 예정자는 백군을 포함해 7명뿐이다. 많을 때는 18명까지 한수원에 입사했지만 탈원전 이후 한수원의 신입사원 채용 규모가 줄면서 취업 문도 크게 좁아졌다. 특히, 백군의 한 해 선배인 지난 2월 졸업생들은 80여 명 졸업생 중 고작 3명만 한수원에 입사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백군은 "학생들은 원전 산업의 미래에 대한 확신과 기대가 있기 때문에 정책 변화에 개의치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정책을 펼 때에는 전문가나 그 정책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 말에도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