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주류 등 판매…고가 명품·담배는 없어
해외 브랜드보다 국내 위주 '아쉬워'...인터넷 사전예약 가능

31일 인천국제공항 제2 여객터미널에 개장한 엔타스면세점, 매장 중앙에 주류가 진열됐다.

"아내 선물을 못 사서 마음에 걸렸는데 한시름 놨네요."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일본 출장을 갔다 귀국한 김일환(가명, 57) 씨는 수화물을 찾자마자 먼저 입국장 면세점을 찾았다. 그는 "쇼핑할 시간이 없어 빈손으로 오는 길이었는데, 마침 입국장 면세점이 앞에 있어서 아내 화장품을 하나 샀다"고 말했다.

국내 첫 입국장면세점이 31일 오후 2시 인천국제공항에 문을 열었다. 1터미널 2곳과 2터미널 1곳 등 총 3곳으로, 1터미널은 SM면세점이, 2터미널은 엔타스듀티프리가 운영한다. 면적은 각각 380㎡, 326㎡다.

정부는 면세점을 이용하는 국민의 불편해소와 해외소비의 국내전환을 위해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개장 첫날, 입국장 면세점을 찾은 이용객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양주와 화장품 판매대에 사람들이 몰렸다. 양주 한 병을 구매한 박모(38) 씨는 "술은 부피가 크고 무거워 주로 귀국 전 해외 면세점에서 사거나 기내 면세점에서 구매했는데, 입국장 면세점이 열렸다고 해 이곳에서 샀다"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개장한 SM면세점에서 쇼핑 중인 관광객들.

여행이 끝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는 이용객도 있었다. 전란희(54) 씨는 "해외여행을 가면 일정 때문에 쇼핑을 못 하고 돌아와 아쉬울 때가 많았는데, 입국장 면세점에서 여운을 달랠 수 있어 좋다"라고 했다.

입국장 면세점에서는 1인당 600달러까지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면세 한도는 기존과 같은 600달러다. 만약 시내 면세점, 출국장 면세점, 해외에서 물품을 샀다면, 구매 물품을 합해 과세가 이뤄진다.

때문에 입국장 면세점의 상품은 명품이나 가죽 가방 같은 고가의 제품이 아닌 화장품, 향수, 주류, 건강식품 등이 중점적으로 진열됐다. 담배의 경우 내수 시장 교란을 이유로 제외됐다. 단, 전자담배의 기기는 판매한다.

화장품도 해외 브랜드보다는 설화수, 오휘, 후, 토니모리 등 국산 브랜드가 대부분이었다. 정부가 중소·중견기업 제품을 일정 비중 구성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SM면세점의 경우 해외 브랜드는 에스티로더, 크리니크, 랩시리즈가 들어왔고, 엔타스면세점은 일부 향수 제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국산 화장품이 진열됐다. 일각에선 상품 구성이 미흡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입국장 면세점에서 만난 이모(33) 씨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화장품을 싸게 구매할 수 있어 면세점을 이용해 왔는데, 그런 장점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입국장 수화물 컨베이어벨트 뒤로 입국장 면세점이 보인다.

공간이 협소해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입국 시간에 맞춰 고객들이 한꺼번에 유입되는 데다, 여행용 캐리어 등 부피가 큰 짐을 끌고 들어오는 바람에 매장은 금세 혼잡해졌다.

입국장 면세점들은 오픈 초 할인 및 사은품 증정 프로모션을 통해 면세점을 적극 홍보할 방침이다. SM면세점은 첫 구매고객에게 선불카드 100만원권을 증정하고, 1달러 이상 구매 고객 모두에게 마스크팩을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엔타스면세점은 6월 한 달간 매일 50명을 추첨해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의 스파 이용권을 증정한다

인터넷 쇼핑에 익숙한 고객을 위해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 서비스도 실시한다. SM면세점은 전날 저녁 9시 30분까지 상품을 예약하는 고객에 한해, 다음날 입국장에서 물건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픽업 서비스를 진행한다.

한편, 관세청은 입국장 면세점 개장으로 인한 혼란 등을 방지하기 위해 감시인 원을 현재보다 20%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또 입국장 면세점에서 산 제품을 수하물에 넣어 과세를 피해가는 경우가 없도록 구매내역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통관 직원이 확인하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