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브이로그 인기에 1분기, 렌즈교환식 앞질러
선두 소니 "AI 기반 자동초점 기능이 경쟁력"

1년째 정보기술(IT) 관련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이모씨는 소니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α7 III'을 구입해 촬영 장비를 재정비했다. 2420만화소에 향상된 자동초점(AF) 기능으로 4K(초고화질) 촬영을 문제없이 할 수 있는 카메라였기 때문이다.

이씨는 "전업 유튜버로서 필요한 모든 기술을 빠짐없이 담고 있는 가성비 좋은 카메라"로 "기존 카메라와 비교해 어두운 곳에서 촬영할 때 생기는 노이즈 억제 기능도 압도적인 것 같다"고 평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P&I 2019’ 전시회 소니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로 자전거를 타고 있는 피사체 촬영을 시험해보고 있다.

유튜브·브이로그(비디오+블로그) 등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1인 미디어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정체됐던 카메라 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특히 20~30대 유튜버들이 몸체가 작고 가벼우면서도 영상 촬영을 하기에 부족함 없는 소니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택하는 경우가 늘면서 기존 렌즈교환식(SLR) 풀프레임 카메라 강자인 캐논·니콘도 시장에 뛰어들어 판이 커지고 있다.

풀프레임(Full-frame)은 화상이 맺히는 디지털 센서의 크기가 35㎜ 필름 프레임과 동일한 카메라로, 미러리스는 SLR 카메라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거울 셔터, 프리즘을 없앤 카메라를 말한다. 상대적으로 작고 가벼운 편이다.

시장조사기관 GfK코리아에 따르면, 풀프레임 카메라 시장에서 미러리스 카메라 판매 비중은 올해 1분기 처음으로 SLR을 역전해 50.2%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29.9%)와 비교하면 1년 사이 가파르게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그래픽=송윤혜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 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Photo and Imaging 2019, P&I 2019)’에 차려진 소니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몰린 곳 역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A9, A7R III, A7 III 모델로 다양한 피사체의 눈·움직임 포착 성능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2013년 가장 먼저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보이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소니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강화한 AF 성능’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얼굴·눈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사람의 눈뿐만 아니라 동물의 눈까지 포착해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다는 점, 자전거를 타는 격렬한 운동을 하는 피사체도 색·거리·패턴 분석을 통해 실시간으로 추적해 흔들림 없이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이 타사 대비 경쟁력"이라고 했다.

사진가 채승우씨는 "소니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화소 수가 굉장히 높은 편이어서 전시회용으로 출력하는 작품을 찍는 데도 전혀 문제가 없다"며 "전문 사진가들도 풀프레임 미러리스로 갈아타거나 매일 가볍게 들고 다니는 ‘서브 카메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유튜버들과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풀프레임 미러리스에 대한 호평이 나오자 캐논과 니콘도 지난해부터 일제히 제품을 내놓고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EOS R’에 이어 올해 3월 165만원 수준의 보급형 ‘EOS RP’를 내놓은 캐논은 올해 열린 P&I에서 ‘대도서관(게임)’, ‘씬님(뷰티)’ 등 유명 유튜버들이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는 22.5㎡(약 6.8평) 규모의 ‘캐논 라이브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관심끌기에 나섰다. 캐논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장비를 활용해 1인 방송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공간을 꾸민 ‘크리에이터(유튜버) 체험 스튜디오’도 바로 옆에 비치했다.

니콘도 ‘P&I 2019’에 지난해 출시한 풀프레임 미러리스 Z시리즈를 전시하고 관람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전시회에 3년 만에 참가한 니콘도 지난해 8월 출시한 ‘Z7’ ‘Z6’를 전시했다. 정해환 니콘이미징코리아 신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풀프레임 미러리스 제품군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니콘은 Z 시리즈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