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금리인하 전망에 장기금리 내리막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년 반 만에 연 2%대로 내려왔다. 경기둔화 우려에 지표금리인 장기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낮아지고 있다. 만약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현 1.75%에서 인하되면 대출금리는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

한은이 30일 발표한 '2019년 4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98%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0.06%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2016년 10월(2.89%) 이후 최저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표로 삼는 장기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지난달 1.94%로 한 달 새 0.07%포인트 내렸다. 은행채(AAA) 3개월물(-0.05%포인트)보다 하락폭이 크다. 장기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내리는 건 경기둔화 전망과 연관이 깊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장기채권에 투자수요가 몰려 장기금리가 하락(장기채권 가격 상승)하게 된다. 한은의 금리인하 전망이 강해지는 것 역시 장기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함께 보증대출(3.43%), 일반 신용대출(4.54%)도 각각 0.05%포인트, 0.09%포인트 떨어졌다. 대부분의 대출금리가 하락하면서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는 0.05%포인트 하락한 3.48%를 기록했다. 다만 집단대출(3.12%)은 일부 은행에서 기승인된 고금리 중도금대출이 실행된 여파로 0.03%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기업대출 금리는 3.71%로 한 달 전과 같았다. 대기업대출 금리(3.53%)는 저금리 대출 취급효과가 소멸되면서 3%포인트 상승한 반면 중소기업대출 금리(3.83%)는 0.01%포인트 하락했다.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일부 은행에서 소상공인 우대 저금리 대출을 진행하는 영향이 반영됐다.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 금리는 1.88%로 0.07%포인트 하락했다. 이 역시 시장 지표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다. 시장형금융상품 금리(1.93%)는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금융채를 중심으로 0.1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달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금리는 신협(-0.05%포인트), 상호금융(-0.06%포인트), 상호저축은행(-0.14%포인트) 하락했다. 수신금리 역시 대부분 비은행금융기관에서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