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아시아 최대 ICT(정보통신기술) 전시회 컴퓨텍스(Computex) 2019에서 10나노(nm) '아이스레이크(Ice Lake)' 중앙처리장치(CPU)를 최초 공개했다. 인텔은 현재 아이스레이크 양산에 돌입한 상태다. 주요 완성품 PC 제조사에 초도 물량을 납품하고 있다.
전자업계는 14나노 CPU 공급난을 겪고 있는 인텔이 첫 10나노 양산 소식을 전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미세 공정 CPU 출시는 PC 구매, 대규모 데이터센터·서버 투자를 초래할 수 있다.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투자 부진으로 D램·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에 고통받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엔 희소식이다.
◇ 10나노 CPU 최초 공개… 인공지능 연산 성능 2.5배 향상
그레고리 브라이언트(Gregory Bryant) 인텔 수석 부사장 겸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총괄은 28일(현지 시각) 대만 타이베이국제컨벤션센터(TICC)에서 열린 컴퓨텍스 2019 기조연설에서 노트북용 아이스레이크와 데스크탑용 최상위 CPU 'i9-9900KS', 노트북 성능과 배터리 수명을 개선하는 '아테나 프로젝트' 진행 상황 등을 공개했다.
브라이언트 부사장은 "PC와 함께라면 당신이 앉아 있는 장소가 바로 사무실이 되는 시대다. 밀레니얼 세대에겐 원격 근무가 일상화될 것"이라며 "언제 어디서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강력한 PC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인텔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기조연설의 하이라이트는 10나노 공정으로 제작하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아이스레이크 발표였다. 신제품은 노트북용 CPU로선 최초로 고성능 인공지능(AI)을 지원하는 인텔 '딥러닝 부스트'를 탑재해 AI 연산능력을 기존보다 2.5배 향상했다.
아이스레이크 CPU 웨이퍼(Wafer)를 들고 등장한 브라이언트 부사장은 "우리는 데이터센터 시대에 살고 있다"며 "세계 데이터의 90%는 최근 2년간 만들어졌다. 그중 2%만 분석돼 활용되는 상황에서, AI를 활용할 새로운 컴퓨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형 모바일용 아이스레이크는 i3부터 i7까지 총 11개 종류다. 최대 4코어 8스레드, 4.1㎓로 작동한다. 11세대 아이리스 플러스 내장 그래픽 칩셋을 장착해 기존 10세대보다 최대 2배 빠른 미디어 성능을 제공한다. 또 WiFi6를 지원해 무선 인터넷 속도가 최대 3배 빨라졌다. 브라이언트 부사장은 "인텔은 현재 제품을 양산하고 초도물량을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인텔 10나노 첫 양산 희소식… PC·데이터센터 투자 숨통 트일까
이날 인텔이 공개한 10나노 CPU는 노트북용이다. 신형 CPU를 탑재한 노트북도 올해 4분기 초에야 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업계는 세계 CPU 시장 9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인텔이 신공정 프로세서를 선보였다는 점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데스크탑·서버용 10나노 CPU 발표도 멀지 않았다는 관측에서다.
인텔은 지난해 하순부터 심각한 14나노 CPU 공급난을 겪고 있다. 인텔 CPU 공급 부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가격 하락의 '방아쇠' 중 하나로 꼽힌다. CPU 공급 부진으로 PC와 데이터센터·서버 구입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며 메모리 수요마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는 인텔 10나노 모바일 CPU 출시가 꽉 막힌 14나노 제조라인에 숨통을 틔워, 결과적으로 공급 개선을 이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텔은 수년간 14나노에 머물며 공정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반도체는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전력 소모가 줄어들고 성능도 좋아진다. 수많은 데이터센터들이 인텔 10나노 서버용 CPU를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CPU 시장 패권을 지니고 있는 인텔이 10나노 양산을 알렸다는 의미가 크다"며 "모바일용 프로세서 이후 데스크탑·서버용 CPU가 순차적으로 발표되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