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전 스마트폰으로 주문 내용 등을 확인 중인 도미노피자 배달원.

최근 외식업계에서 스마트폰용 자체 주문·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피자·치킨·햄버거·빵 등 업종도 다양하다. 이전에는 주로 전화 통화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주문·배달을 처리했다. 하지만 음성 전화나 PC보다 스마트폰 앱에 더 익숙한 소비자가 늘면서 자체 앱을 내놓는 것이다. 외식업체들은 이를 통해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제품에 반영하고 배달 시간도 줄이고 있다. 또 그 이면에는 눈덩이처럼 커지는 배달대행업체 수수료를 절약하기 위한 고심도 있다.

도미노피자, 앱서 '나만의 피자' 주문

외식업체 중 자체 앱 활용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도미노피자다. 세계 최대 피자 배달 전문업체인 도미노피자는 2010년 업계 최초로 주문 앱을 선보였다. 도미노피자는 2015년에는 고객 맞춤형 DIY(Do It Yourself) 주문 서비스인 '마이 키친' 앱을 내놓았다.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토핑 등을 선택해서 자신만의 레시피로 피자를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도미노피자는 작년 8월에는 앱에서 채팅을 통해 주문할 수 있는 기능도 선보였다.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챗봇이 대화형으로 고객의 질문에 대답하며 주문받는 것이다.

도미노피자는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해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야외에서는 '도미노 스팟' 기능을 통해 손쉽게 배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전화를 통하지 않고도 음성 인식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로 음성 주문이 가능하도록 했다. 완성된 피자가 고객에게 도착하기까지 'GPS 트래커 서비스'를 통해 배달 위치 정보 및 도착 예정 시각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각종 IT를 도입해 주문과 만들기, 배달까지 전 과정에 적용해 디지털 서비스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치킨·햄버거·빵도 자체 앱 선보여

피자뿐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도 자체 앱을 내놓은 기업이 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에프앤비는 지난달 자체 주문앱 '교촌 1991'을 선보였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던 온라인 주문을 앱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햄버거·치킨 등을 판매하는 패스트푸드 전문점 맘스터치도 일부 매장에서 자체 앱 서비스를 시작했다. 단골 고객을 위한 제품 즐겨찾기 기능 등이 들어 있다.

파리바게뜨도 자체 앱을 통한 배달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SPC그룹의 해피포인트 멤버십 앱인 '해피앱'의 해피오더 메뉴를 통해 주문하면, 원하는 장소로 케이크와 빵, 샌드위치, 음료 등 파리바게뜨의 주요 제품을 배달시킬 수 있다.

외식업체들이 자체 앱을 출시하는 것은 서비스 강화로 단골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각종 이벤트로 가격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즐겨찾기 메뉴를 통해 더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자체 앱을 통한 주문·배달 서비스로 배달대행업체에 내야 하는 광고료·수수료를 아끼기 위한 목적도 있다. 외식업체들은 현재 배달대행업체에 결제액의 15% 안팎을 중개 수수료나 광고비 명목으로 내야 한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자체 앱이 활성화되면, 본사뿐 아니라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에도 도움이 된다"며 "업체들이 단순히 배달뿐 아니라 앱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