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네 명이 한집에 사는데, 누가 설거지를 하느냐가 늘 문제가 됐다. 한 사람이 아이디어를 낸 뒤 말끔하게 해결됐다. 냉장고에 종이를 붙여 설거지를 한 사람이 날짜와 자기 이름을 적는 거였다. 누가 설거지를 자주 했는지 투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시키는 사람이 없어도 자발적으로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의 업무 방식인 스크럼(scrum)의 원리가 딱 이렇다. 스크럼은 럭비 용어인데 공격 시에 선수들이 공을 중심으로 만드는 진영을 말한다. 럭비는 축구와 달리 공이 땅에 닿을 때까지 짧은 시간 단위로 진행되며 이를 스프린트라고 한다. 각 스프린트 사이마다 게임이 중단되는데, 팀은 그때마다 상황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짜고 팀원별 역할을 정한다.

아마존에서는 럭비의 스프린트처럼 2주 주기로 새로운 목표와 역할이 정해진다. 필요한 모든 작업을 한 명의 개발자가 하루에 할 수 있는 작업 수십 개로 쪼개는 점이 특징이다. 쪼갠 작업들을 포스트잇에 써서 벽에 붙인다. 그 뒤 개발자들은 매일 아침 10분간 미팅을 해서 전날 자신이 마친 작업을 이야기하고 오늘 일할 새로운 작업 하나를 포스트잇에서 고른다. 누가 일을 많이 했고 적게 했는지 드러내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설거지 표처럼 투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직원들끼리 서로 경쟁하며 한계를 끌어올리게 된다.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는 12년 동안 이 회사에서 일한 한국인 직원 박정준씨가 아마존의 일하는 방식을 생생하게 전한다.

아마존은 인터넷 페이지 로딩 시간이 0.1초 지연될 때마다 판매가 1%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마존은 페이지가 0.6초 안에 로딩이 되는 것을 목표로 모든 팀을 채찍질한다.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아마존의 페이지는 구성 요소 수백 개가 동시에 각각 다른 서버를 통해 로딩되도록 설계됐다. 또한 모든 구성 요소들의 로딩 시간이 파악된다. 예를 들어 검색창이 기준보다 느리게 로딩이 되면 곧바로 담당 팀의 개발자 삐삐가 울린다.

아마존은 모든 일을 레고 블록처럼 쪼개고 표준화해 효율을 높이고, 책임을 명확히 한다. 인터넷 시대의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인 셈이다. 미국에 로또 지수란 말이 있다. 팀원이 로또에 당첨돼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 업무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를 나타낸다. 아마존에선 모든 일이 표준화되고 공유되기에 로또 지수가 낮다. 일을 잘하려면 잘하게 하는 '구조'부터 만들어져야 한다. 그 구조를 설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