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뱃지.

세계 3위 자동차 회사의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전격적으로 르노에 합병을 제안했고 합병이 성사되면 세계 3위 규모의 새로운 자동차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26일(현지 시각)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르노에 합병을 제안했다. FCA는 합병된 기업은 피아트가 50%, 르노가 50% 지분을 소유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FCA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거래가 체결되면 양사 연합은 세계 1위로 올라서고, 르노와 FCA의 약점 중 일부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이탈리아 피아트가 2009년 파산한 미국 크라이슬러를 인수하면서 탄생했다. 여기에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이 합류하면 미국·이탈리아·프랑스·일본을 잇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피아트와 르노가 합병하면 일단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3위의 자동차 회사가 된다. 지난해 독일 폴크스바겐과 일본 도요타는 각각 1083만대, 1059만대를 판매했으며 피아트와 르노는 합쳐서 870만대를 만들었다.

르노와 닛산의 동맹이 유지되고 여기에 피아트가 합류하면 총판매량으로는 세계 최대가 된다. 르노·닛산·미쓰비시 동맹의 지난해 판매량은 1076만대였으며 이들 동맹에 피아트가 합류하면 연간 판매량은 1500만대를 넘게 된다.

FCA가 르노에 합병을 제안한 것은 ‘카마겟돈(자동차와 아마겟돈을 결합한 단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 세계 자동차산업이 자율주행·차량공유·친환경차 확산 등으로 대혼돈을 맞으면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합병과 제휴의 방식으로 덩치를 키워 미래차 개발 재원을 마련하려고 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업계의 지각변동이 국내 완성차업계에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강력한 상대의 등장은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현대자동차는 신사업 분야에 투자를 늘리는 등 해외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