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시장에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이 잇따라 입성하고 있다. 스팩은 비상장 우량 기업을 인수·합병하기 위해 설립된 서류상 회사다. 투자자 입장에선 스팩이 우량 기업과 합병에 성공하면 주가가 뛰어올라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혹시 잘못돼도 원금은 지킬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처로 투자자들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닥 시장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스팩이 11곳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5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10곳은 상장 심사를 통과했고, 나머지 1곳인 '이베스트이안기업인수목적1호'는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신규 상장 스팩이 역대 최다(2015년 45건)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팩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증시에 상장한 후 우량 기업을 3년 안에 합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팩은 공모가가 통상 2000원으로 고정돼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자들에 대한 수요 예측을 거쳐 공모가가 정해지는 직상장에 비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요즘처럼 시장이 부진할 때는 직상장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팩은 주식시장에서 유일하게 원금이 보장되는 투자처로도 주목받는다. 스팩 주가는 보통 공모가 근처에서 맴돌다가 우량 회사와 합병에 성공할 경우 강한 상승 동력을 얻는다. 만에 하나 스팩이 합병할 상대를 찾지 못해 상장 폐지되더라도 원금과 소정의 이자는 되돌려 받을 수 있다. 스팩은 3년 안에 합병할 기업을 찾지 못하면 청산하는데, 이때 주주들에게 원금에 더해 3년치 이자(연 1.5~2% 안팎)까지 제공한다.이 때문에 헤지펀드 운용사나 고액 자산가들이 스팩 투자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스팩이 합병에 성공하는 비율이 50% 안팎에 불과하다. 합병에 성공하고 나서 거래량이 급증하고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과정에서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투자한 스팩이 부실한 기업과 합병하면 주가가 급락할 수도 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운 좋게 우량한 비상장사와 합병된다면 더없이 좋지만, 합병 결정이 곧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