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직원 9만4000명 중 300명(0.3%)만 해당
'주 4일 근무' 대상이라도 끝나지 않는 업무
SK그룹 일부 계열사가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대기업 최초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모든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하지만 같은 'SK'에 다녀도 주 4일 근무를 할 수 있는 직원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주 4일 근무 대상인 직원들도 막중한 업무량에 여전히 초과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컨트롤타워인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와 지주사 SK㈜를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월 2회 주 4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매달 둘째 주, 넷째 주 금요일을 휴무일로 정하고 회사 문을 닫는 방식이다. 오는 24일 금요일도 휴무일로 쉰다.
SK그룹은 지난해 11월 통상 주중에 야근이 많은 일부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달에 두 번 정도 목요일에 집중 근무하고 금요일에 쉬자는 취지로 주 4일 근무제를 시범 도입했다. 이 제도를 두 달 가량 시행해본 결과 업무 효율성과 연속성 등이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자 본격적으로 정착시킨 것이다.
주 4일 근무에 해당하는 직원은 수펙스추구협의회과 SK㈜ 홀딩스 직원 300여명 뿐이다. SK그룹 전체 직원 9만4000명의 0.3% 수준이다. SK㈜에 다니더라도 지주 부문인 홀딩스만 적용될 뿐 사업 부문인 SK C&C는 해당되지 않는다. 사실상 그룹 내 브레인 역할을 하는 일부 직원들만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일부 극소수 직원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라 SK그룹 내 다른 계열사 직원들은 주 4일 근무를 하는지도 몰랐다는 반응이 나온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의견도 있다. 한 SK 이노베이션 직원은 "일부 계열사에서만 하는 내용이라 모르고 있었다"며 "같은 SK 계열사라도 제조업 부문은 불가능한 이야기 같아 부럽기만 하다"고 했다.
하지만 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 홀딩스 직원들도 업무량이 많아 제도 혜택을 보지 못하고, 여전히 야근과 휴일 근무를 하고 있다. SK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는 다른 계열사로부터 직원을 파견 받아 구성된 조직으로 그룹 M&A(인수합병) 등 중요한 업무를 처리한다. 부서마다 업무 성격이 다르지만 저녁이나 휴일에도 일이 생기거나, 주요 프로젝트를 처리해야 할 경우 평일과 휴일 구분 없이 일한다. SK㈜ 홀딩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주 4일 근무가 다른 계열사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 홀딩스는 생산이나 연구개발(R&D)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업무 성격상 주 4일 근무를 시도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SK그룹 측은 주 4일 근무는 일괄 적용할 수 없고 각 계열사별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제조 생산 시설을 두고 있는 계열사는 '주 52시간 근무제도'에 맞춰 근무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매월 세 번째 금요일에 모든 직원이 오후 3시에 조기퇴근하는 '슈퍼 프라이데이'를 시행 중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 차원에서 한 달에 두 번 정도 집중근무기간을 갖자는 의미로 주 4일 근무를 시행한 것"이라며 "시범 도입 결과 직원들의 반응이 좋아서 본격 시행에 나섰지만, 모든 계열사까지 확대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