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가 지난 2월 국내에 출시한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더 올 뉴 QX50'을 타고 서울 도심 일대를 운전했다. 이 차는 2008년 처음 국내에 출시된 QX50의 2세대 모델이다.

운전을 시작하자마자 이 차의 강력한 주행 성능에 깜짝 놀랐다. 마치 포르셰를 타는 것처럼 가속 페달에 조금만 힘을 가해도 달려나갔다. 2L 가솔린 엔진이지만 272마력까지 발휘하도록 출력을 끌어올렸다. 252마력을 내는 포르셰 마칸보다 더 힘이 세다.

이 차에는 닛산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가변 압축비' 기술이 적용된 2.0L VC-터보 엔진이 최초로 탑재됐다. 상황에 따라 엔진 출력을 높일 때와 연료 소모를 줄일 때를 구분해 엔진 실린더 내의 압축비가 달라진다. 가솔린 엔진의 힘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디젤 엔진의 연료 효율성까지 갖추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앞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자동으로 주행하는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은 도심 주행에서도 편했다. 속도를 30~145㎞까지 설정할 수 있고, 앞차가 정차하더라도 3초 안에 앞차가 다시 출발하면 따로 페달을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출발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탁 트인 시야 때문에 운전이 편했다. 전 세대 모델 대비 65㎜ 전고를 높였기 때문이다. 전고가 높아도 무게 중심을 낮게 설정해 기우뚱하거나 차체가 흔들리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뒷좌석은 등받이 각도를 뒤로 눕힐 수 있어 편했다. 트렁크에는 최대 1772L까지 짐을 실을 수 있다. 그러나 역동적인 주행감각에 비해서 엔진음은 경쾌하지 않았고 다소 둔탁했다. 시트는 안락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NASA(미 항공우주국), 일본 게이오대학과 공동 연구를 통해 주행 중 근육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가격은 5190만~633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