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시가총액 20兆 밑으로...올해 12% 하락
사업구조 개편 불확실성 증가...주요 계열사 실적도 부진
CJ 일부 주주 올리브네트웍스 주식교환 반대...29일까지 통보 가능

CJ(001040)그룹 주가가 부진하다.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데다 최근 일부 계열사 사업구조 개편 결정에 따른 단기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CJ는 지난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0만3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10.8% 가량 떨어졌다. CJ제일제당은 같은 기간 14.4%, CJ대한통운(000120)은 9.3% 하락했다.

이에 지난해 말 20조9034억원이었던 CJ그룹주 전체 시가총액은 20일 기준 18조4142억원으로 떨어졌다. 올 들어 11.9% 감소한 것이다.

조선DB

CJ그룹 주가 부진은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CJ그룹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부문과 IT부문 법인을 인적분할하고, IT부문을 CJ주식회사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을 의결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IT부문과 올리브영 부문으로 분리되고, IT부문은 CJ의 자회사로 흡수된다. 주식교환을 통해 이재현 회장의 자녀들은 처음으로 지주사인 주식회사 CJ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회사를 키우고, 이 회장 자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를 CJ그룹 지주회사와 합병해 그룹 지배력과 지분가치를 키우는 등 편법 논란이 일었다.

CJ 주가 하락으로 주식교환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늘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CJ 주주는 오는 29일까지 주식교환에 대한 반대의사를 통보할 수 있다. 반대하는 비율이 전체 주식의 20%를 넘을 경우 주식 교환 계약이 해제된다.

한 소액주주는 "올리브네트웍스 IT 부분이 고평가 받을 이유가 없는데 일감 몰아주기로 회사를 키워 주식 가치 높인 뒤에 재작년에 비해 주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CJ와 주식교환하는 것이 아니냐"면서 "CJ올리브네트웍스와 CJ 주식교환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분할 목적은 각 사업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인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한 번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났는데, 지주를 투자하는 입장에서 바람직한 변화로 느끼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097950)은 기대 이하의 1분기 실적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CJ제일제당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감소한 1791억원, 순이익은 43.3% 줄어든 409억원을 기록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엔터테인먼트 관련 계열사도 약세를 보였다. CJ ENM과 CJ CGV의 주가는 올 들어 각각 5.8%, 10.8%씩 떨어졌다.

CJ CGV(079160)는 올해 1분기 영화 ‘극한직업’의 흥행에도 터키와 4DX 사업이 발목을 잡으면서 당기순손실을 냈다. 최근에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인기몰이에도 터키 리라화 급락의 영향을 받았다. CJ ENM(035760)은 드라마 관련 투자 비용이 늘면서 1분기 영업이익이 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CJ그룹 관계자는 "주식교환에 대한 주주 반대 비율이 20%를 넘으면 계약이 해지될 수 있으나 이후 주주총회를 열고 주식교환을 할 수 있다"면서 "주총을 열고 진행할 경우에는 소규모 주식교환이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