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시작된 미세먼지 여파가 초여름인 5월까지 계속되고 있다.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지만, 미세먼지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생활가전 중소기업들은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나란히 호실적을 거둔 덕이다.

미세먼지로 '필수가전'화 된 공기청정기를 판매하고 있는 생활가전 기업들은 직접적인 수혜를 입었다. 가전업계는 국내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지난해 230만대에서 올해 300만대로 30%가량 성장한다고 예상하고 있다.

미세먼지 등급이 '매우 나쁨'을 기록한 지난 4월 6일 서울 강남대로의 모습.

생활가전 중소기업 중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은 위닉스다. 위닉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31억원, 매출 131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90억원, 매출 765억원에서 각각 267.8%, 27.1% 늘어난 수치다.

증권가는 위닉스(044340)가 1분기 공기청정기로 74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고 보고 있다. 매출 56%가량이 공기청정기에서 나온 셈이다. 위닉스의 1분기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32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만대에서 두배로 늘었다. 위닉스 관계자는 "미세먼지 이슈와 30평형 고급형 신제품 출시가 맞물려 높은 수익 성장을 보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K매직은 비상장사임에도 이례적으로 1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실적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59억원이던 영업이익은 155억원으로 162%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 또한 1807억원으로 1490억원에서 21.2% 늘었다.

지난해 연간 400억원이던 SK매직의 공기청정기 매출은 올해 1분기에만 420억원을 기록했다. SK매직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7억원 늘었음에 미뤄볼 때, 늘어난 매출 대부분이 공기청정기에서 나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SK매직의 매출 중 공기청정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4%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1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기청정기 등 렌탈가전을 판매하는 쿠쿠홈시스(284740)또한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이 각각 320억원과 13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7.1%, 40.3% 늘었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청정 생활가전 인기가 치솟으며 올해 1분기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 늘었다"고 전했다.

쿠쿠 인스퓨어 공기청정기.

공기청정기용 필터를 제조하는 기업도 호실적을 냈다. 공기청정기는 주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해줘야 한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여름철 에어컨을 상시 가동하듯, 공기청정기를 늘 켜놓는 가정이 늘어나며 필터 교체주기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수혜 기업은 가정용 공기청정기 필터 시장 7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크린앤사이언스(045520)다. 이 회사는 1분기 영업이익 55억원, 매출 3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16억원, 236억원에서 각각 243.7%, 48.7% 늘어난 수치다. 필터 부문 매출은 2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늘어나기도 했다.

가전업계는 미세먼지가 불고 온 호실적이 봄철에 머물지 않고 연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공기청정기가 필수가전화되며 계절에 상관없이 상시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정부 차원의 미세먼지 절감 대책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이들 기업엔 호재다. 국회는 지난 3월 학교 교실에 미세먼지 측정기와 공기정화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학교보건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라 미세먼지 문제 해결과 유치원·초·중·고 교실에 국가가 비용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오는 5월에는 생활필수품에 대한 부가세 면제를 공기청정기 및 필터로 확대하는 부가가치세법 개정안도 발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