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LS산전 1공장 G동 스마트 생산라인. 제품을 실어나르는 무인 운반차(AGV)가 생산라인 통로 바닥의 청색 선을 따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무인 운반차는 부품이 떨어지면 알아서 부품을 실어 나르고 완성된 제품도 필요한 곳에 옮겨준다. 길을 가로막으니 스스로 멈추고 충격을 가하자 요란한 불빛을 내는 똑똑한 일꾼이다.
무인 운반차 옆에서는 로봇이 카메라 플래시 같은 조명을 터트리며 차단기 품질을 검사하고 있었다. 치과의사가 고개를 요리조리 돌리며 환자의 입 안에 불빛을 비추고, 썩은 이가 없나 꼼꼼히 확인하는 것처럼 보였다. 로봇은 차단기 상단과 4개의 옆면을 확인하고 있었는데, 5초당 차단기 1개를 검품한다.
이 곳은 LS산전이 2011년부터 4년간 200억원 이상을 투자한 스마트공장이다. 회사 대표 제품인 '저압차단기'와 '개폐기(전기회로를 열었다 닫는 기기)'를 생산한다. 스마트공장은 각 설비·장비·공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서로 연결하고 생산 데이터,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이를 통해 최적화된 생산운영을 구현한다. 평균 자동화율은 85%다.
공장 1층에서는 저압차단기(MCCB)를 생산 라인 1개당 10.8초에 한 개꼴로, 2층에서는 개폐기를 생산하는 라인 1개당 5초마다 제품이 조립·생산되고 있었다. 작업자의 속도보다 월등히 빠르다. 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바꾼 후 차단기 1일 생산량은 기존 5200대에서 8700대로, 개폐기 1일 생산량은 기존 7500대 수준에서 2만대로 확대됐다.
스마트공장에서 제품 조립, 용접, 접착, 검품, 포장 등 대부분의 공정은 로봇과 기계가 한다. 주문, 자재발주도 수요예측시스템(APS·Advanced Planning System)을 통해 자동으로 관리해준다.
관리자 역할을 하는 작업자는 생산라인당 2명씩 배치됐다. 작업자는 직접 기계를 다루지 않고 모니터를 통해 해당 조립라인 구석구석에 설치된 PLC(설비자동제어장치·Programmable Logic Controller)로부터 온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었다. 실시간으로 수집된 데이터는 상위 제조실행시스템인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에 전달된다.
박원규 LS산전 청주사업장1공장 생산기술팀 팀장은 "MES 허브에는 하루 평균 50만건 이상의 빅데이터가 생성되는데 이를 설계, 제품 보강, 개발에 활용한다"며 "덕분에 품질과 생산 효율성을 높아졌다"고 말했다.
공장 곳곳에 위치한 대형 모니터에는 공장별 오류 발생시간, 가동률, 생산성, 관리현황, 팀별 전력 사용량이 제시되어있다. 전주, 전달, 전년도 전력 사용량을 비교한 데이터도 있어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 결과 스마트공장 도입 에너지 사용량은 60% 이상 절감하고, 불량률은 글로벌 스마트공장 수준인 6ppm(백만분율·parts per million)으로 급감했다. 100만개 중 불량품이 6개라는 이야기다.
LS산전은 중간단계 수준의 스마트공장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원규 팀장은 "올 한해 100% 자동화된 개폐기 생산라인을 5개에서 7개로 확대하고, 차단기 생산라인 6개의 자동화율을 85%에서 100%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며 "제품 검품 과정에도 인공지능(AI) 딥러닝(심층학습) 기술을 개발해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