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비상장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공모주 투자가 우수한 성과를 거두자, 아직 상장하지 않은 유망 기업에 미리 투자했다가 상장했을 때 '대박'을 노리는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여기에 더해 작년부터 벤처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소액 주주에게는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는 세제 혜택도 주어지면서 비상장 주식 거래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기대 수익이 큰 만큼 손실 위험도 크다. 전문가들은 공신력 있는 플랫폼을 통해 성장성 있는 기업인지를 꼼꼼히 살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장외 주식시장 시가총액 올 들어 9600억원 늘어
비상장 주식은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등 공식 증권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주식, 즉 상장하지 않은 기업의 주식을 일컫는다. 이 주식들은 장외에서 거래된다. 대표적인 장외 주식 거래 플랫폼은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한국장외주식시장(K-OTC)이다. 이 밖에 38커뮤니케이션 등 사설 장외 거래 시장도 있다.
13일 금투협에 따르면, K-OTC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은 2014년 12조7120억원에서 현재 15조4506억원으로 5년여 만에 20% 넘게 성장했다. 올 들어서만 시가총액이 9592억원 늘었다. 이 시장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기업 수는 현재 126곳이다. 시가총액 순으로 보면 포스코건설, SK건설, 현대아산이 각각 1~3위로, 덩치가 크고 안정적인 비상장 주식은 대기업 계열사가 많다.
◇유망 기업 '상장 대박' 노리는 투자자 몰려
하지만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거래가 많이 되는 종목은 따로 있다. 바로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 중이거나 상장 가능성이 큰 종목들이다. 유망한 기업이 상장하기 전 주가가 낮을 때 투자하면, 공모 과정을 거치면서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거래 중인 '카페24'의 주가는 2014년 K-OTC에서 처음 거래를 시작할 때 주당 2000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공모가 5만7000원에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지금은 주당 7만16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K-OTC부 부장은 "최근 K-OTC 시장에서 거래되던 파워넷, 웹케시 등이 성공적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되면서 주가가 몇 배씩 뛰었던 경험 때문에 투자자 사이에서 상장 예정 종목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K-OTC 시장에선 지누스, 비보존, 아리바이오 등의 기업이 상장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손바뀜이 활발히 일어나는 중이다. 지누스는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매트리스 분야 판매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은 기업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530억원에 달한다. 시가총액 8000억원 규모인 지누스는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데, IB(투자은행) 업계에선 상장 후 기업 가치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 회사 주가는 연초 이후 40% 넘게 올랐다.
◇기대 수익 높은 만큼 손실 위험도 커
K-OTC에 등록된 비상장 주식은 상장 종목을 거래하는 것처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 앱(응용 프로그램)을 통해서 쉽게 거래할 수 있다. 작년부터는 벤처기업과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는 소액 주주의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기로 하면서 개인 투자자가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다만 대기업 계열사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엔 매매 차익의 20%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장외 주식에 투자할 때는 무엇보다 상장 주식 투자에 비해 위험도가 훨씬 높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거래량이 적은 탓에 주가 변동성이 크고, 악재가 터지면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기업 정보를 알기도 어렵다. 증권사에서 비상장 주식에 대한 보고서를 내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기업 정보를 자세히 알기 어렵기 때문에, 허위 공시를 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이른바 '작전' 세력도 비상장 주식을 타깃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가 정보지에 떠도는 뜬소문만 믿고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기업의 상장 일정 및 계획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