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증권사 가운데 세 번째로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자격을 획득하면서 국내 발행어음 시장이 3강 구도로 재편되게 됐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 이어 3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된 KB증권은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 계획이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은행 예금을 대신하는 재테크 수단으로서 발행어음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지난 8일 KB증권의 단기금융업을 인가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15일 금융위원회의 최종 승인 절차만이 남아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IB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어음을 말한다. 은행 예·적금처럼 가입 시점에 이자가 확정되지만 발행 주체가 증권사여서 예금자 보호 대상은 아니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중소·중견기업 대출, 부동산 금융, 비상장사 지분 매입 등 다양한 투자에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발행어음의 약정 수익률은 연 2.3~2.35% 내외로 은행 정기예금(2.05%)보다 높다.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얻으려는 재테크족 사이에서 발행어음은 인기 높은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수시로 나오는 고금리 특판 상품이 특히 이목을 끈다.
KB증권은 2017년 단기금융업 자격 요건을 갖췄지만 합병 전 현대증권의 영업정지 전력, 직원 횡령 사건, 국민은행의 채용 비리 논란 등이 불거져 발목이 잡혔다. 하지만 이번 증선위 논의에서는 "검찰이 (채용 비리 의혹을 받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불기소 처분한 데다 이에 불복한 항고도 기각된 것을 고려하면 KB증권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내주지 않을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KB증권이 가세하면서 올해 국내 발행어음 시장 규모는 1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5조4000억원(4월 말 기준), NH투자증권은 3조1773억원(7일 외화어음 포함)이다.
KB증권은 금융위 최종 승인을 거쳐 다음 달부터 발행어음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올해 말까지 어음을 1조8000억원어치 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차별화된 발행어음 상품을 개발해 선발 주자들을 부지런히 따라잡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