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경쟁력 제고 TF' 결과 3개월 늦어지고
핵심쟁점인부가서비스 축소는 여전히 논의 중
매년 쏟아지던 카드사 신상품이 올해는 상반기가 끝나가도록 나오지 않고 있다. 당초 1월 말로 예상됐던 금융당국의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 결과가 지난 4월에야 나온데다, 핵심 쟁점인 카드 부가서비스 축소 문제는 여전히 논의 중이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섣불리 신상품을 내놨다가 추후 나올 부가서비스 기준과 맞지 않으면 바로 단종될 수 있다"며 "하반기 휴가 기간과 연휴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올해 장사는 끝났다"고 했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금융당국과 카드사들은 카드상품 수익성 분석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이는 지난달 금융위가 발표한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비용 영업구조 개선방안' 후속조치다. 당시 금융위는 오는 6월까지 금융감독원과 업계가 논의해 실효성 있는 수익성 분석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각사 내규에 반영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부가서비스 비용이 가맹점 수수료나 연회비 등 이익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신상품 계획도 계속 뒤로 밀리고 있다. 카드사가 신상 카드를 내려면 금감원의 약관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수익성 분석 기준에 따라 약관심사 기준도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수익성 분석 기준을 마련하기 전에 신상품을 내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라며 "지금 신상 카드를 내놓고 금감원의 약관심사를 통과한다고 해도, 수익성 분석 기준이 나오면 그에 따라 카드 부가서비스를 다시 조정해야 해 신상품을 내놓자마자 단종시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을 무릅쓰고 신상품을 내놓으려고 해도, 금감원의 약관심사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카드사가 금감원에 약관심사를 신청하면, 금감원은 10일 이내에 수리 여부를 카드사에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관련 서류가 부족하거나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요소 등이 발견될 경우 금감원이 카드사에 보완 요청을 하는데, 이 보완 기간은 심사 기간 10일에서 제외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계속 보완을 요청해 수개월간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국이 수익성 분석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카드사들도 자체적으로 수익성 분석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며 "수익성을 강화하면서도 좋은 카드를 만들기 위한 카드사의 고민이 길어지다보니 신상 카드가 잘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는 신상 카드 출시 지연으로 영업력에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한다. 일정 규모의 회원과 카드 이용 금액을 유지해야 하는 카드사 입장에선 신상품 출시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카드를 안쓰는 고객이 늘어나는 만큼 신상품을 주기적으로 출시해 신규 회원을 유치해야 한다.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TF 논의가 계속 지연되다보니 신상 카드를 내놓은 곳이 거의 없다"며 "새로 나온 것은 기존 카드를 리뉴얼한 수준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새로 나온 카드는 우리카드가 내놓은 프리미엄카드 '로얄 블루'의 리뉴얼판과 '카드의정석 포인트' 리뉴얼판인 '카드의정석 와우리', 신한카드의 '더베스트플러스' 등에 불과하다.
카드사들은 6월 말 이후에야 수익성 분석 기준이 마련되는 만큼, 올해 신상 카드 출시를 통한 영업 강화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상 카드가 나온다 해도, 기존 카드보다 부가서비스가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도 카드사들의 고민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 카드보다 좋은 혜택을 넣기 위해선 연회비를 올리는 방법밖에 없는데, 연회비 상승 저항을 피하기 위해선 결국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카드사들이 고객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혜택 수준이 크게 차이나지 않다보니 카드사 간 상품 변별력도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혜택이 좋은 기존 카드도 수익성 기준에 따라 단종될 수 있다. 이 경우 할인이나 적립 혜택이 없는 이른바 '민짜 카드'만 남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