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이 원료 주성분 세포가 바뀐 것을 알면서도 은폐한 거잖아요. 경찰이던 검찰이던 수사를 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지게 해야지요." (인보사 투여 65세 남성 환자)

환자단체가 주성분이 바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이 이를 고의로 은폐했는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과정에 문제는 없는지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7일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원료세포가 종양 발생 우려가 있는 태아신장유래세포로 바뀐 사실에 대한 코오롱생명과학 은폐 행위와 식약처 허가과정에서 직무유기에 대해 검찰과 감사원은 수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오롱생명과학 등에 따르면 인보사 투여 환자는 임상시험 참가자 145명을 포함 3922여명으로 추산된다.

애초 골관절염 주사형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에서 허가 받은 것과 다른 세포가 있다는 게 알려진 것은 올해 3월쯤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3월 22일 "올해 'STR(유전학적 계통검사)'라는 정밀 유전자 검사를 처음 해봤는데 이때 알게 됐다"고 식약처에 알렸다. 2017년 7월 식약처 판매 허가를 받을 때는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식약처는 이에따라 4월 15일 인보사 제조와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4월 1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인보사 문제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려 죄송하다"면서 "제품 안전성 및 유효성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세포분석 결과가 나오는대로 후속조치를 취하고 사태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 7월 12일 국내 '29호 신약' 인보사 주성분 2개 중 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조직을 증식하게 하는 'TGF-β1 유전자가 도입된 동종유래 연골세포'가 아니라 'TGF-β1 유전자가 삽입된 태아신장유래세포(GP2-293세포)'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FDA에 따르면 TGF-β1 유전자가 삽입된 태아신장유래세포는 종양 유발 가능성으로 인해 사람을 치료하는 약 원료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그러나 5월 3일 말을 뒤집었다. 회사 측은 "미국 내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위탁생산업체 '론자'로부터 2017년 3월 인보사 1액과 2액 생산가능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STR 검사를 실시한 것과, 그 결과 2액이 'TGF-β1 유전자가 삽입된 태아신장유래세포주'라는 사실과 생산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통지받고, 인보사를 생산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대해,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식약처 인보사 허가가 있기 4개월 전 'TGF-β1 유전자 삽입 태아신장유래세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결과적으로 코오롱생명과학은 태아신장유래세포라는 사실을 2017년 3월에 인지한 상태에서 식약처에 인보사 허가를 신청해 그해 6월 심의를 통과했다. 코오롱생명과학에 따르면 회사는 인보사 식약처 허가 신청을 3월에 했다.

2017년 4월 4일 열린 중앙약사심위위원회(중앙약심) 회의록을 보면 "다수 위원이 연골재생이라는 구조개선 효과는 없고 통증 완화만을 위해 환자에게 유전자치료제라는 위험과 고액의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당시 회의 결과,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당시 중앙약심 위원 7명 중 6명이 불허 의견을 제시했다. 당시 위원회는 "연골재생이라는 구조개선 효과는 없이 통증 완화만을 위해 환자에게 유전자치료제라는 위험과 고액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2017년 6월에 재차 열린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에서는 위원이 추가되면서 심의가 통과됐고, 이와 관련해 식약처의 직무유기가 의심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결국 코오롱생명과학은 태아신장유래세포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인보사 허가를 신청했고, 식약처는 일부 의원들의 반대에도 이례적으로 심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는 게 환자단체 입장이다.

식약처 감사원 감사가 필요한 이유다. 안기종 대표는 "식약처 직무유기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 임상시험 참여 환자, 비급여 치료를 받은 환자는 약 3922명에 달한다. 안 대표는 "현재까지 의료기관이나 제조사, 식약처에서 인보사 원료세포가 바뀐 사실과 환자 대상의 전수조사 사실 등이 환자에게 통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오킴스는 인보사 피해 환자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검찰 수사를 통해 코오롱생명과학이 2액 원료 세포가 바뀐 것을 알면서도 은폐한 것이 밝혀지면 허가받지 않은 다른 성분이 들어간 의약품을 제조 판매한 혐의에 대해 약사법 위반죄 이외에도 사기죄, 공문서위조죄 등이 추가로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코오롱생명과학은 현재 허가 절차상 성분명만 바뀐 것으로 환자 안전성 우려는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코오롱티슈진 미국 현지실사를 마친 후 최종 조사결과와 향후 조치 계획을 5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코오롱생명과학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판매중단 기자간담회에서 유수현 상무가 문제가 된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