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위험)는 어떤 선택의 결과로 나오는 현상이 기대했던 것과 다를 가능성을 의미한다. 리스크 대응이 절실한 재무 분야에서는 자산 가격 결정, 포트폴리오 관리, 옵션, 보험, 자산 유동화 같은 다양한 위험 관리 기법들이 개발됐다.

미국의 금융상품 컨설턴트인 앨리슨 슐라거 박사의 최근 저서 '경제학자가 성매매촌에 간 까닭(An Economist Walks into a Brothel)'을 보면, 리스크가 단지 재무 영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두루 작용하는 원리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이를 보여주기 위해 사람들이 좀처럼 눈길을 돌리지 않는 이색적인 직업 종사자들을 인터뷰했다.

예를 들어 미국처럼 합법화된 성매매가 허용된 나라에서는 허가받은 성매매의 서비스 가격이 불법 성매매 서비스보다 대개 3배 이상 비싸다. 그 이유는 공급자나 수요자 모두에게 부과된 안전 프리미엄이 가격 안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불법 성매매 시장에서는 성병이나 사이코패스 고객 같은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그 누구도 삶에서 리스크를 피할 수 없다. 모든 크고 작은 의사 결정에는 항상 리스크가 있다. 하지만 '리스크가 없으면 대가도 없다'는 흔한 격언은 한탕을 노리고 무모하게 뛰어들라는 뜻이 결코 아니다. 심지어 리스크가 지배하는 도박판에서조차 무모함은 통하지 않는다. 저자가 만난 포커 게임 고수는 가능한 한 적은 수의 조합만을 구사하면서 위험을 최소화하는 사람들이었다. 파도에 생명을 맡긴 전문 서핑 선수들조차 데이터와 첨단 기술을 분석하면서 안전 장치 확보에 주력한다.

저자가 말하는 인생 리스크 관리의 제1원칙은 우선 매 단계에 목표를 분명히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할 일의 내용에 대해 충분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달라지면 선택지의 조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정해진 좋은 길이란 없다. 마치 좋은 대학 졸업장이 좋은 인생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 아닌 것처럼.

과거에는 단순히 문맹을 탈출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변화와 불확실성이 극심해진 현대사회에서 교육을 통해 리스크 지능(risk intelligence), 더 나아가서 그 기반이 되는 통계 지능 내지 데이터 지능이 필수가 되고 있다. 그래야만 기술 변화와 경기 변동의 격랑에 휩쓸려 일자리를 잃거나 수입이 사라지는 고통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