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점유율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던 삼성전자가 최근 판매량이 소폭 상승했다. 3월 기준 시장 점유율이 1.6%로 오른 것이다. 신제품인 갤럭시S10 덕분이다. 전체 시장 규모를 보면 미미한 수치지만 5년 연속 하락세를 겪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반등의 기틀을 다진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5일 중국 제일휴대폰계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중국 오프라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기록했던 0.8%에서 두 배 높아진 결과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오프라인 유통이 8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이 증가한 것은 갤럭시 S10 출시 덕분이다. 3월 한달 간 갤럭시S10과 S10+가 각각 7만대씩 팔렸다. 특히 4000위안(약 70만원) 이상의 고가 스마트폰 중 개별 모델로만 따졌을 때 갤럭시 S10과 S10+가 7위권안에 들며 선전했다.

같은 기간 1위부터 5위는 아이폰 XR(58만대), 아이폰 XS Max(41만대), 화웨이 메이트 20 프로(21만대), 아이폰 XS(20만대), 비보 넥스2(8만대) 순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은 남달랐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3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0%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이 성장하며 제동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화웨이에 1위 자리를 내줍기도 무섭게 2016년 4.9%, 2017년 2.1%라는 점유율로 급격하게 추락했다.

결국 2018년에는 점유율 1%선마저 무너지며 점유율 순위에서 기타로 분류되는 굴욕적인 상황이다. 2018년 중국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25.8%), 오포(20.3%), 비보(19.5%), 샤오미(12.1%), 애플(8.2%) 순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중국 업체들의 공세와 함께 2017년부터 사드 보복 사태까지 발생했다. 현지에서는 삼성 스마트폰과 현대기아자동차 등 한국 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심지어 2018년 10월 삼성전자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중국 베이징 중심부에서 광고판이 계약기간이 5년 이상 남아있음에도 철거되는 사태까지 겪었다. 당시 현장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광고가 크게 걸려 있었으나 현재 그늘 가림막으로 대체됐다.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 4분의 1을 포기하겠다는 의미와도 같기 때문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현대차 같은 경우 일본시장에서 매출이 없었지만, 한국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와의 경쟁을 위해 일본 법인을 유지했다"며 "삼성도 앞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중국업체들과 붙기 때문에 매출과 상관없이 그들을 알기 위해서라도 중국시장에서 계속 경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26%가 중국에서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을 가진 인도의 판매 비중은 10.1%로 예측됐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와 같은 신제품이 중국 제품과 비교해 얼마나 더 높은 완성도와 혁신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최근 중국 스마트폰이 가성비뿐 아니라 혁신성까지 갖추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새로운 과제는 확실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포지셔닝이란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 교수는 "어차피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업체들과의 경쟁이 힘들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도요타처럼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면서도 좀 더 실용적인 브랜드 이미지까지 함께 심어줄 수 있는 포지셔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