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에 대한 사회적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플라스틱 소재는 저렴하고 손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편리성으로 각광받아 왔지만, 자연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아 과학계에서도 해결하고자 하는 연구 과제 중 하나다.

플라스틱은 1868년 미국의 존 하이엇(John.W.Hyatt)이 상아 당구공의 대용품으로 처음 개발한 소재다. 초기 개발 때는 신의 선물이라고 평가 받았지만, 불과 100여년 만인 현재 지구를 위협하는 문제아로 떠올랐다.

한 해동안 전세계에서 쌓이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추정 발생량은 평균 9700만톤. 이 폐기물 발생량이 지속되면 205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누적 발생량은 330억톤에 달한다. 문제는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 능력이 발생량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플라스틱 병 하나가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50년이고, 전체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하다. 특히 5밀리미터(mm)미만으로 잘게 쪼개진 미세플라스틱의 경우 강이나 바다에서 생물의 대사 작용을 교란시키는 독성을 일으키기도 한다.

올 1월 그린피스가 공개한 한국 재활용 업체의 필리핀 불법 수출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

안윤주 건국대학교 환경보건과학과 교수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물뿐 아니라 토양에서도 흙 속 생물의 움직임을 방해한다.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토양을 정화하는 역할을 맡는 벌레들의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자정기능이 감소하는 것이다.

실제 흙 속에서 곰팡이 균 등을 분해하는 이로운 벌레 '톡토기(springtail)'는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일정 수준 이상 확보돼야 균 분해 등의 행동을 한다. 그러나 이 공간을 미세플라스틱이 차지하면 움직임은 23~35% 정도 감소하고 토양 속 균 분해 등 기능도 함께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플라스틱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빠른 분해가 가능하도록 하는 효소나 새로운 개량 플라스틱 소재를 찾고 있다. 최근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박사팀은 최근 곤충의 효소에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실마리를 찾았다.

양봉 농가에서 해충으로 취급받는 꿀벌부채명나방의 애벌레의 경우 벌집을 먹이로 삼는다. 벌집은 플라스틱의 주원료인 폴리에틸렌과 화학구조가 비슷한 왁스 성분이다. 연구진은 이 점에 착안해 애벌레의 소화효소에서 플라스틱 분해 가능성을 찾았다.

이처럼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의 장내 효소를 대량 배양한 후 이용하면 쌓여만 가는 플라스틱에 대응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 앞으로는 효소가 얼마만큼의 양이 필요하고 얼마만큼의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을 지는 앞으로 효율을 향상시키는 방법 연구가 필요한 상태다.

이와 달리 현실적인 플라스틱 문제 해결 방안도 있다. 썩는데 오래 걸리는 플라스틱의 단점을 개선한 '바이오 플라스틱'을 이용해 땅 속에서 단기간 내에 100% 분해되면서도 실제 사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강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지난 달 오동엽·황성연·박제영 한국화학연구원 박사는 목재와 게껍데기에서 추출한 보강재를 첨가해 기존 바이오 플라스틱 기반 생분해성 비닐 봉지보다 늘어나는 강도가 2배 높은 시제품을 개발했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사탕수수, 옥수수, 볏짚 등과 석유 부산물을 이용해 제조한 고분자 물질이다. 일반 플라스틱보다 빨리 자연 분해되나 잘 찢어지는 단점이 있어 일상 생활에서 널리 상용화되지 못했다.

화학연 연구팀은 목재펄프와 게껍데기에서 각각 얻어낸 셀룰로오스와 키토산 추출물을 바이오 플라스틱 제조시 첨가했다. 그 결과 땅 속에서 6개월 이내 100% 분해되면서도 인장강도는 기존 플라스틱 비닐 봉지보다 2배 향상됐다.

이 같은 바이오 플라스틱 기반 생분해성 비닐, 빨대 등은 실제 생활에서 석유계 플라스틱을 대체해 사용이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사용 용도에 따라 강도가 달라져야 한다는 과제는 남아 있다.

오동엽 화학연 박사는 "바이오플라스틱은 태생적으로 석유계 비닐봉지보다 비쌀 수 밖에 없고 자연분해되는 만큼 공기 중에서도 강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며 "최근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나서야 연구들이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처럼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해결하려는 의지에 상용화 여부가 달려있다고 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