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문모(65)씨는 10여년 전 저축은행 계좌를 만들었지만, 지금은 이 돈이 어디로 가 있는지 모른다. 중간에 저축은행 이름이 바뀐 데다 통장까지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축은행, 농협, 신협, 새마을금고, 우체국 등 제2금융권에 50만원 이하 소액을 넣어놓고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비활동성 계좌'가 1억1500여개에 달한다. 전체 2금융권 계좌의 절반이 넘는다(53%). 금액으로는 7조5300억원어치. 이 잠자는 돈 7조5300억원이 하반기에 빛을 보게 될 전망이다. 클릭 한 번으로 제2금융권 계좌를 한눈에 조회하는 서비스가 시행되는 덕분이다.
금융위원회는 2일 '국민 체감형 금융거래 서비스 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제2금융권과 증권사에 숨어 있는 금융 자산을 고객이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숨은 금융 자산 찾기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지금은 은행 계좌에 대해서만 전체 통합 조회와 잔액 이전 및 해지가 가능하다. 2016년 말 '어카운트 인포'(숨은 예금 찾기) 서비스가 도입된 이래 작년 말까지 약 650만명이 총 867억원을 찾아갔다. 하반기부터는 제2금융권과 증권에 있는 숨은 예금도 조회, 잔액 이전, 해지 등이 가능하게 전산망이 구축된다. 내년 상반기에는 제2금융권과 은행 간 계좌 이동도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현재 제2금융권에 등록된 1억9000만건의 자동이체도 소비자 마음대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카드사에 등록된 자동 납부 목록을 한눈에 조회하고, 언제든 해지·변경할 수 있는 '카드 이동 서비스'도 올해 말부터 차례로 시행된다. 금융결제원이 구축한 자동이체 통합 관리 서비스인 '페이인포'를 확대 개편해 고객들이 카드 자동 납부 내역을 일괄 조회하고 필요에 따라 해지·변경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난해 신용카드를 통해 자동 결제된 금액은 58조2000억원에 달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번에 도입되는 계좌이동, 카드 이동 서비스는 소비자 마음에 드는 카드와 계좌로의 '이사'를 편리하게 해주는 서비스"라면서 "앞으로도 소비자 니즈에 맞는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