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현장 수요 파악해 예산 늘릴 방안 찾겠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차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가 오면서 시스템반도체 관련 새로운 수요가 생기고 있고, 우리나라는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성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시스템반도체 전략이 잘 작동한다면 정부가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장관은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 발표 전날인 29일 산업부 기자실을 찾아 "시스템반도체는 수요가 중요한데, 수요기업 중 한국기업이 많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육성 전략이 실패한 것에 대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완전히 바뀌면서 우리가 따라가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팹리스나 파운드리 등 시장 자체 지원에 초점을 맞췄었다"며 "수요를 중심으로하는 종합적인 생태계에 초점을 맞춰야 팹리스나 파운드리 등 관련 분야도 다 튼튼해질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했다.
정부의 R&D 규모가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앞으로 관련 예산을 더 확보하겠다고 했다. 성 장관은 "우선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1조원 규모만 발표한 것이고 기업과 현장의 수요나 학계 동향 등을 보고 필요하다면 예산을 늘려나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성 장관과의 일문일답.
-이번 대책이 과거 대책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연계 등과 같은 시스템반도체 생태계에 대한 접근보다는 팹리스나 파운드리 자체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뒀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는 팹리스나 파운드리 등이 튼튼해질 수 없다는 의견이 대두됐고 이후 팹리스와 파운드리, 수요기업을 연계하는 문제, 즉 생태계 문제로 접근했다. 기존 대책이 팹리스 육성 대책이었다면 지금은 반도체 개발부터 팹리스, 파운드리, 디자인하우스, 수요기업을 연결하는 종합적 생태계 육성 대책이다."
-시스템반도체 분야 점유율이 20년간 제자리였는데, 앞으로 10년만에 7~8%포인트 늘리는 것이 가능한가.
"4차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가 오면서 시스템반도체 관련 새로운 수요가 생기고 있고, 우리나라는 5G 이동통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성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스템반도체는 수요가 중요한데, 수요기업 중 한국기업이 많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고, 시스템반도체 전략이 잘 작동한다면 정부가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단일 품종 대량 생산 구조가 아니라 수요 발굴이 중요한데, 공공수요 말고 민간수요 관련 협의된 내용이 있나.
"대책에 나와있는 것처럼 수요 창출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수요 부문에서 민간 쪽에서 하고자하는 것은 에너지,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바이오, 로봇 등 이런 분야다. 민간 수요는 지금 당장 창출하고 있는 게 아니라 얼라이언스 2.0을 구축해서 R&D 기획부터 하나의 수요 기업과 팹리스 기업 간 기회 창출·과제 개발 등을 공동으로 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민간 역할과 함께 공공 부문의 역할을 강조하겠다. 에너지, 국방, 통신 등 공공 부분에도 팹리스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각 분야별 구체적 점유 목표치가 있나.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현재 팹리스 매출의 1.6%를 차지하는데 2030년까지 10%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각 부분별로 목표치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현재 관련 인력은 충분한가.
"국내에서 팹리스 하고자 하는 업체가 200개 정도 된다. 정부의 역할은 그런 기업들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가 하고자하는 인력 양성 총 규모가 1만7000명이다. R&D 추진 스텝을 봤을 때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업계나 학계 추이를 보면서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겠다."
-우리가 미국 등에 비해 비교우위를 갖추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비(非)메모리는 수요가 가장 중요하다. 시스템반도체 시작점도 수요자가 주문형으로 업계에 요청이 들어와야 한다. 우리의 강점은 시스템반도체 수요자가 한국에 많이 있다는 것이다. 수요기업들이 국내 팹리스 기업에 기회를 주는 것이다.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의 공정라인, 제조인력, 공정기술 등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
-삼성전자가 먼저 시스템반도체 투자 규모 등을 발표하고 정부가 발표해 정부가 숟가락 얹는 것 아니냐, 삼성 발표로 급조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삼성과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이뤄졌나.
"정부가 이번에 대책을 발표하면서 학계 뿐만 아니라 업계 전문가, 관계부처 등 전부 다 의견을 들었다. 대책을 보면 아시겠지만 업계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언론의 많은 지적사항이 있었고, 산·학·연과 각 부처 전문가 등 포괄적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발표와 관련된 것들은 모두 협의를 통해서 진행됐다, 이정도로 말씀드리겠다."
-최근 팹리스 기업 어려움 많이 겪고 있는데, 이를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이 있나.
"우리 팹리스 기업은 피처폰 시절인 2000년대 초반에 많이 나왔다가 스마트폰으로 게임 체인지 된 2010년 이후부터 약 10년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대책을 발표하면서 공공부문 수요를 발굴해서 중소기업들에 먼저 연계하려는 방안을 기획하고 있다. 또, 팹리스 전용 펀드(1000억원)도 만들었다. 2000억원 규모의 기존 반도체펀드는 팹리스 분야로 투자가 거의 안됐다. 팹리스는 리스크가 크고 돈도 많이드는 데다 돈을 뽑아내는 기간이 길기 때문이다. 팹리스 전용펀드가 조성되면 팹리스 업체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해외기술 유출 방지하겠다 했는데, 타 부처 연계 복안이 있는지
"관련 기술이 국가 핵심기술로 포함되면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현재 시스템반도체 기술을 국가 핵심기술으로 포함시키는 개정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입법 과정을 통해 관계부처와 기술 보호 공개 범위 등을 잘 협의해 기술이 유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