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면서 스마트폰도 이용할 수 있어

10개의 작은 거실이 영화관에 들어섰다. 거실 문화를 콘셉트로 개관한 CGV ‘씨네&리빙관’.

나초를 먹으려다 소스에 손가락을 담갔다. 상사에게 문자가 왔는데, 바로 답장을 보내지 못해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다 보면 한 번쯤 겪는 일이다. 그럴 때 드는 생각, 내 집처럼 편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는 없을까?

CJ CGV(079160)가 거실에 대한 로망을 담은 특별관 ‘씨네&리빙룸(CINE&LIVING ROOM)’을 30일 CGV 왕십리점에 개관했다. 단순히 영화를 관람하는 공간을 넘어 ‘경험’을 만끽하고 ‘인증’하고 싶은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상영관 입구부터 집의 대문을 형상화한 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은은한 조명 아래 벽에는 꽃장식과 아치형 거울이 설치돼 ‘인증 욕구’를 자극한다.

상영관 내부는 ‘내가 꿈꾸는 거실’에 대한 환상을 총 10가지 콘셉트로 구현했다. 10개로 나눠진 각 구역은 클래식한 콘셉트부터 톡톡 튀는 콘셉트까지, 다양한 거실 분위기를 연출했다.

‘씨네&리빙룸’의 가장 큰 특징은 영화가 시작돼도 조명이 꺼지지 않는다는 것. 밝은 곳에서 영화를 보면 화면이 흐리거나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이런 우려를 불식시킨 건 시네마 LED 스크린이다. 가로 10m의 대형 화면에 최대 300니트 밝기와 4K 해상도를 구현한 LED 스크린은 선명한 화질과 풍부한 입체감을 제공한다. 일반관보다 2배 이상 밝은 화면으로 2D뿐만 아니라 3D 입체 영화까지 상영이 가능하다.

LED 스크린에 특화된 사운드 시스템도 갖췄다. 세계 공인 사운드 시스템 하만(Harman)의 LED 스크린 전용 사운드 시스템에 6대의 스피커를 천장에 추가로 설치해 소리가 천장에서 떨어지는 듯한 ‘사운드 샤워’ 체험이 가능하다. 또 서라운드 저음부 강화를 위한 임팩트 서라운드 우퍼 시스템을 도입해 공간감 있는 사운드를 구현했다.

밝은 조명 아래 영화를 감상하며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다.

좌석은 25개의 가죽 소파로 구성돼 있으며, 최대 50명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각 구역은 양옆과 앞뒤 공간을 2m 이상 확보해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각 좌석에는 다리를 편하게 받쳐 줄 스툴과 개인 테이블, 쿠션, 조명, 휴대폰 충전기 등을 마련해 편안함을 더했다.

실제로 영화 ‘라라랜드’의 도입부를 감상해 봤는데, 화면이 흐리거나 시선을 분산시키는 일은 없었다. 주변 관객들이 스마트폰을 하거나 음식을 먹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CGV는 작년 7월 강변점에 숲속 캠핑장을 주제로 꾸민 ‘씨네&포레’를 시작으로 컨셉 특별관을 확대하고 있다. ‘씨네&포레’의 평균 객석 점유률은 45%로 일반관(30%)보다 높다. ‘씨네&포레’는 지난 26일 광주 금남로점에 2호점을 개관했다. 같은 날 베트남 하노이에도 글로벌 1호점을 오픈했으며, 올해 안에 미얀마점에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CGV 컬처플렉스사업팀 성인제 팀장은 "’씨네&리빙룸’은 100년 넘게 이어져 온 ‘어두운 상영관’에 대한 고정 관념을 탈피해 ‘밝은 상영관’이 주는 새로운 가치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최신 문화와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한 새로운 콘셉트의 특별관을 지속적해서 개발해 ‘여가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